어란의 가치가 증명하는 영양과 정성, 집에서 즐기는 활용법까지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지금의 숭어는 횟감이나 탕으로 여겨지지만 조선시대 기록을 살펴보면 임금의 수라상에 오르던 생선으로, 단순히 맛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선택된 재료는 아니었다. 살이 단단하고 잡내가 적으며, 먹고 난 뒤 속이 편안하다는 점까지 포함해 ‘몸을 보하는 생선’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옛 의서에는 숭어가 오장을 고르게 하고 기혈을 돕는다고 기록돼 있다. 오늘날의 영양학적 시선으로 다시 읽어보아도 숭어가 왜 건강 식재료로 평가받아 왔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숭어는 건강 밥상에 훌륭한 재료가 된다.
제철을 넘어서, 겨울 숭어가 가진 또 하나의 얼굴
숭어는 흔히 봄에 많이 소비되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겨울 숭어의 가치를 따로 이야기한다. 수온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숭어의 먹이 활동이 줄어들면서 내장의 쓴맛과 특유의 냄새가 옅어진다. 이때의 숭어는 살맛이 한층 깔끔하고 단맛이 도드라진다. “겨울 숭어가 지나간 자리의 뻘(갯벌)마저 달다”는 속담이 생겨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겨울철 숭어는 회로 먹었을 때 특히 담백하다. 지방이 과하지 않아 느끼함 없이 깔끔하고, 씹을수록 고소함이 살아난다. 영양 구성 역시 안정적이다. 체내 지방산 비율이 균형을 이루면서 단백질 조직이 단단해져 조리 시 수분 손실이 적다. 숭어탕이나 숭어국으로 끓였을 때 국물이 맑게 유지되는 이유다. 미나리나 무와 함께 조리하면 비린 맛을 줄이면서 미네랄 섭취까지 보완할 수 있어, 계절을 가리지 않는 보양식으로 활용하기 좋다.
고단백·저지방 구조가 만드는 안정적인 영양 밸런스
숭어의 가장 큰 장점은 단백질 밀도가 높다는 점이다. 지방 함량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살이 치밀해 씹는 맛이 좋고, 식사 후 포만감이 오래간다. 육류 섭취가 부담스럽거나, 기름진 생선이 맞지 않는 이들에게 숭어는 부담 없는 대안이 된다. 특히 숭어 단백질은 근육 유지와 회복에 필요한 아미노산 구성이 비교적 균형 잡혀 있어, 체력 관리가 필요한 시기에도 활용도가 높다.
여기에 숭어는 철분 함량이 다른 흰살생선보다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철분은 산소 운반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필수 미네랄로, 부족할 경우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숭어가 오래전부터 ‘기운을 보하는 생선’으로 불려온 배경에는 이런 영양 구조가 자리한다.
숭어를 건강 생선으로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바로 DHA와 EPA다. 이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지질 관리와 혈관 탄력 유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뇌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숭어는 등푸른생선만큼 기름지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점이 장점이 된다. 담백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불포화지방산을 고르게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름진 생선을 자주 먹기 어려운 식단에서는 숭어처럼 지방의 ‘질’이 좋은 생선이 균형을 잡아준다. 심혈관 건강을 의식하는 중장년층이나, 가족 식단을 책임지는 주부들에게 숭어가 안정적인 선택지로 거론되는 이유다.
비타민과 미네랄, 껍질까지 활용되는 영양
숭어에는 비타민 A와 B군, 비타민 D가 함께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눈과 피부 건강에, 비타민 D는 칼슘 흡수와 뼈 건강에 관여한다. 특히 숭어 껍질과 결합조직에는 콜라겐이 포함돼 있어, 예부터 껍질을 데쳐 먹거나 탕 재료로 활용하는 방식이 전해져 왔다. ‘숭어껍질에 밥을 싸 먹는다’는 속담이 생겨난 배경 역시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또한 숭어에는 칼륨, 셀레늄, 아연 등 미량 미네랄이 고르게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 기능 유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숭어 한 끼는 단순한 단백질 섭취를 넘어 전반적인 영양 보완 역할을 한다.
어란이 보여주는 숭어의 가치
숭어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어란을 빼놓을 수 없다. 숭어 알로 만드는 어란은 손질부터 건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고급 식재료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최고급 진미로 취급되는 이유는 영양 밀도와 저장성, 그리고 정성의 시간이 결합된 결과다. 이는 숭어라는 어종이 가진 기본적인 영양적 잠재력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숭어는 회, 구이, 탕, 조림 등 조리 방식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회로 먹을 경우에는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탕이나 조림으로 조리하면 단백질과 미네랄이 국물로 녹아들어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살이 두툼해 튀김이나 강정으로 활용해도 식감이 무너지지 않아 아이 반찬으로도 적합하다.
숭어는 특별한 보양식이면서 동시에 일상 식재료로도 손색이 없다. 담백하지만 영양은 촘촘하고, 역사와 기록이 증명한 신뢰까지 더해진 생선이다. 건강을 고려한 식탁에서 숭어는 ‘과하지 않게 몸을 챙기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 중 하나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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