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만 먹고 잎을 버렸다면 손해…셀러리의 영양은 ‘끝’에 있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셀러리는 호불호가 분명한 채소다. 아삭한 식감은 매력인데, 한입 넣는 순간 퍼지는 향이 벽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건강을 챙기기 시작한 사람들, 특히 식단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려는 주부들 사이에서 셀러리는 종종 다시 발견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셀러리는 화려한 맛 대신, 몸이 필요로 하는 기본 요소인 수분,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를 차분하게 채워주는 쪽에 강점이 있는 채소다. 유행을 타는 슈퍼푸드보다 ‘매일 먹어도 부담이 적은 식재료’라는 점에서 오히려 오래 남는다.
오늘날 셀러리는 서양 요리에서 향을 더하는 채소로 익숙하지만, 한때는 약용 채소로 쓰이던 시기가 길었다고 전해진다. 식탁으로 완전히 넘어온 것은 비교적 늦은 편이다. 이 말은 곧, 셀러리가 맛의 즐거움보다 ‘몸을 다루는 감각’과 더 가까운 채소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셀러리를 식단에 들이면, 변화가 거창한 방식이 아니라 생활의 자잘한 불편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체감되는 경우가 많다. 아침의 붓기, 오후의 피로감, 밤의 뒤척임 같은 것들이다.
눈·면역·피로에 닿는 채소
셀러리는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로 꼽힌다. 이 수분은 단순히 갈증을 달래는 수준을 넘어, 건조해지기 쉬운 계절이나 난방·냉방이 강한 실내 환경에서 몸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화면을 오래 보는 현대인에게 ‘눈이 뻑뻑하다’는 감각은 일상이 됐는데, 셀러리는 눈 건강과 연관해 자주 언급되는 비타민 A를 비롯해 여러 비타민군을 함께 갖고 있다. 피부 컨디션 역시 수분과 항산화, 미네랄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셀러리를 꾸준히 곁들이는 식습관을 통해 피부·컨디션 관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면역과 피로 관리 측면에서도 셀러리는 ‘한 방’이 있는 재료라기보다, 빈틈을 메우는 재료에 가깝다. 비타민 B군과 C 등 컨디션 유지에 자주 언급되는 성분이 함께 거론되는 이유다. 특히 셀러리는 계절 변화가 심할 때나 피로가 누적될 때처럼 일상적인 상황에서 부담 없이 투입할 수 있다. 볶음, 샐러드, 피클 등 형태를 크게 가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한 끼를 완전히 ‘건강식’으로 바꾸지 않아도, 반찬 하나로 식탁의 기초 체력을 조금씩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부 독자에게 실용적인 재료다.
붓기와 장 건강, 체중 관리까지
셀러리 효능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칼륨이다. 칼륨은 나트륨 균형과 수분 대사에 관여하는 미네랄로 알려져 있어, 짠 음식을 자주 먹거나 붓기를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게 특히 관심을 받는다. 여기에 셀러리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지면, 간식처럼 집어 먹는 습관이 생기기도 한다. 다만 ‘이뇨 작용’이 언급되는 식품인 만큼, 몰아서 먹기보다는 반찬처럼 적당량을 자주 올리는 방식이 더 안전하고 자연스럽다.
다이어트 측면에서 셀러리는 ‘마이너스 칼로리’ 식품으로 추천된다. 핵심은 셀러리가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에 도움을 주고, 식단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어려운 건 결국 허기와 폭식인데, 셀러리는 씹는 시간이 길고 식감이 강해 ‘먹었다’는 만족감을 준다. 또한 식이섬유는 장 건강과도 연결돼 변비가 고민인 사람에게 특히 반갑다. 식단을 바꿨을 때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셀러리처럼 섬유질이 있는 채소를 적절히 곁들이면 식단이 훨씬 안정적으로 굴러간다.
잎을 버리면 손해
셀러리는 보통 줄기만 먹고 잎은 버리기 쉽지만 사실 셀러리의 영양은 줄기보다 잎에 더 많다. 잎은 줄기에 비해 향이 더 강할 수 있지만, 잘게 다져 볶음 요리나 수프, 달걀 요리에 섞으면 존재감이 부드러워진다. 셀러리를 ‘샐러드용 채소’로만 묶어두지 말고, 잎을 허브처럼 쓰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활용 폭이 확 넓어지니 참고하자.
하지만 역시 셀러리의 가장 큰 문제는 향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곁들이는 대상을 두어 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마요네즈, 후추처럼 향을 눌러주는 조합이 대표적이다. 다만 마요네즈는 쉽게 과해져 열량이 올라갈 수 있으니, 찍어 먹는 양을 정해두거나 요거트·레몬·머스터드처럼 가벼운 소스로 대체하는 방법도 좋다. 또 생으로 먹기 부담스러우면 잘게 썰어 볶음밥, 달걀볶음, 닭가슴살 볶음 같은 익힌 요리에 섞는 편이 훨씬 편하다. 향은 누그러지고, 식감은 남는다.
보관도 중요하다. 셀러리는 신선도가 떨어지면 매력이 급격히 줄어든다.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줄기가 무르면 향은 더 부담스러워지고 식감은 나빠진다. 가능한 한 아삭함이 살아 있는 상태로 먹는 것이 관건이다. 손질 후에는 물기를 잘 관리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고, 오래 두고 쓰려면 살짝 데친 뒤 냉동해 볶음·수프용 재료로 돌리는 방법도 실용적이다.
셀러리는 화려한 맛으로 설득하는 채소가 아니다. 대신 수분과 식이섬유, 비타민과 미네랄을 바탕으로 몸의 리듬을 정돈하는 쪽에 강하다. 눈이 건조한 날, 붓기가 심한 날, 식단이 무너지는 날, 그럴 때 셀러리는 조용히 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줄기만 먹고 잎을 버리는 습관을 고치면, 셀러리는 ‘가성비 좋은 건강 재료’로 완전히 달라 보일 것이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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