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부담 적어 어린이·노년층까지 폭넓게 활용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작고 수수한 외모 때문에 오래도록 속담 속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꼴뚜기가 영양학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건강 식재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에 속하지만 지방은 적고, 단백질·타우린·오메가-3 지방산이 고루 들어 있어 현대인의 식탁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예전처럼 값싼 어종이 아니라, 회·젓갈·반건조 제품까지 다양한 가공 형태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우린과 오메가-3… 심혈관·간 건강 돕는 ‘작은 어종’
꼴뚜기 영양의 가장 큰 강점은 타우린과 오메가-3 지방산이다.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피로 물질 배출을 돕고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처리하는 능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꾸준히 섭취하면 혈압을 조절하고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EPA·DH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더해지면서 혈관벽을 유연하게 하고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동맥경화, 심근경색 같은 성인병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단백질 역시 풍부하다. 꼴뚜기 100g당 열량은 대략 50kcal 안팎으로 낮은 편이지만, 그 속에 필수 아미노산이 고르게 들어 있어 양보다 질이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다. 지방 함량은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현저히 낮아 체중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비타민 E, 아연, 셀레늄 같은 항산화 미네랄도 기대 이상으로 들어 있어 면역력 유지와 노화 지연에 도움을 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부드러운 육질 덕에 소화 부담↓… 어린이·노년층 ‘안심 단백질’
꼴뚜기는 외형만 보면 ‘미니 오징어’ 같지만 식감은 상당히 다르다. 몸을 지지하는 내부 뼈가 얇은 각질로 이뤄져 있고 근육 섬유도 가늘어, 씹었을 때 질기지 않고 쉽게 부서진다. 이 때문에 위장 기능이 약해진 노년층이나 회복기 환자, 질긴 고기를 잘 먹지 못하는 어린이에게도 부담이 적은 단백질 식품으로 꼽힌다.
소화 흡수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 구조가 단단하지 않아 위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비교적 빠르게 분해된다. 과식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야식이나 술안주로 먹더라도 다음 날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덜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젓갈이나 양념 조림처럼 나트륨 함량이 높아지는 형태로 먹을 때는 소금 섭취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회·데침·젓갈·볶음… 식탁 위 활용도 높은 해산물
꼴뚜기는 손질만 제대로 하면 거의 모든 조리법에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재료다. 활어 상태에서는 회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살짝 단단한 껍질을 벗겨 초고추장이나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끓는 물에 짧게 데친 뒤 얼음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면 육질이 더욱 탱글해져 초무침이나 샐러드 토핑으로도 잘 어울린다.
말린 꼴뚜기는 멸치볶음처럼 간장이나 고추장 양념에 졸여 밑반찬으로 활용된다. 고추, 마늘과 함께 볶아내면 감칠맛이 농축되면서 밥도둑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반건조 상태의 꼴뚜기를 팬에 가볍게 구워 레몬과 허브를 곁들이는 ‘간단 안주’ 형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기름이 많이 나오지 않아 가정용 팬에서 조리하기에도 수월하다.
꼴뚜기 특유의 깊은 감칠맛은 국물 요리에서도 빛을 발한다. 마른 꼴뚜기를 멸치, 다시마와 함께 끓여 육수를 내면 일반 멸치육수보다 향이 한결 진해져 찌개나 칼국수, 라면 등에 활용하기 좋다. 남은 국물을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조금씩 꺼내 쓰면 ‘조미료 없이도 감칠맛이 나는’ 집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저평가됐던 바다 식재료, 건강 식탁에서 가치 커진다
꼴뚜기는 오랫동안 “작고 볼품없다”는 이유로 과소평가 받아 왔지만, 영양 성분과 조리 활용성을 따져보면 결코 만만한 재료가 아니다. 타우린과 오메가-3, 고품질 단백질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드문 해산물인데다, 부드러운 육질 덕분에 전 세대가 함께 즐기기 쉽기 때문이다.
속담 속에서 ‘어물전 망신’으로 불리던 꼴뚜기는 이제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에게 든든한 바다 단백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은 몸집에 비해 알찬 영양을 품은 꼴뚜기를 식탁에 자주 올린다면, 피로 회복과 혈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해산물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이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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