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알리고 싶은 음식은 ‘장김치’… 낯섦을 넘어선 경험의 가치 확인
궁중문화축전 기자간담회 토크콘서트 현장. 사진 = 허세인 기자
[Cook&Chef = 허세인 기자]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한국의집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새 단장을 마친 이곳에서는 2026년 제12회 궁중문화축전을 앞두고 기자간담회가 열리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김광희 국가유산진흥원 궁능사업실장이 궁중문화축전의 추진 방향과 세부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주요 프로그램을 맡은 감독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며 올해 축전의 특징과 변화가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황제의 식탁, 이야기가 있는 체험으로 재현
특히 미식 프로그램 ‘황제의 식탁’은 궁중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식 체험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았다. 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1905년 고종황제가 미국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베푼 오찬을 재현한 체험형 콘텐츠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궁중음식과 역사 이야기를 함께 전달한다.
이소영 궁중음식 기능 이수자. 사진 = 허세인 기자
프로그램을 맡은 이소영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 이수자는 “외국인 체험이다 보니 낯설 수 있는 음식도 많지만, 양념을 대체하지 않고 오히려 원형 그대로를 보여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체험 과정에서 간장으로 절인 국물김치인 ‘장김치’가 예상과 달리 체험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처음에는 간장의 향이 쿰쿰하게 다가올 수 있어 외국인들이 잘 먹지 못할까 봐 걱정했지만, 막상 그릇이 돌아왔을 때 바닥이 보일 정도로 비어 있었다”라며 “편견 없이 음식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우리 음식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2025년 황제의 식탁에서 선보인 고종황제의 오찬. 사진 = 국가유산진흥원
올해 ‘황제의 식탁’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충실한 재현에 집중한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변형하기보다는 궁중음식의 원형을 선보이며, 음식에 담긴 역사와 맥락을 함께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궁 안에서 조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작년에 선보였던 골동면을 골동반(비빔밥)으로 대체하는 등 현실적인 변화도 반영했다.
행사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이야기가 있는 식탁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이 이수자가 직접 상궁 복장을 하고 대한제국의 외교사와 궁중 연회 문화를 설명하며,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풀어낸다. 이를 통해 참여자는 미각뿐 아니라 역사적 감각까지 함께 경험하게 된다.
황제의식탁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음식과 외국인에게 가장 알리고 싶은 궁중음식을 물었다. 이 이수자는 다시 한번 ‘장김치’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인에게도 낯선 음식이지만, 그런 음식도 편견 없이 대해주는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 육류와 어류가 조화를 이룬 메뉴 구성을 언급하며 “궁중음식은 건강을 생각해서 재료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한 음식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해보다 경험… 궁중음식의 확장 방향성
궁중음식은 흔히 어렵고 낯선 영역으로 여겨진다. 제대로 이해하고 전해야 한다는 부담은 때로 접근을 망설이게 만든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궁중음식을 전하는 이 이수자의 시선은 달랐다. 그가 강조한 가치는 이해보다 앞서는 ‘경험’의 힘이었다. 그는 국가유산을 과거에 머무는 유산이 아닌, 지금도 이어지고 살아 있는 문화로 바라봤다. 그리고 그 가치는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난다고 전했다.
낯섦을 밀어내기보다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하는 일. ‘황제의 식탁’에서 비워진 그릇은 단순한 식사의 끝이 아니라, 궁중 문화가 오늘의 감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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