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가 커피, 일본서 통했다.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6-02-19 23:59:44
내수 포화 속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 글로벌 진출 가속
[Cook&Chef = 조서율 기자]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수 커피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가격 대비 용량과 맛을 앞세운 한국식 저가 커피 모델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에서는 ‘대용량·가성비’ 전략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저가 커피 체인 매머드커피는 일본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도쿄의 매머드커피 3호점 앞에 수십 명이 줄을 선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이를 본 한 이용자는 “일본 카페는 비싸고 양이 적은데, 싸고 양 많은 카페가 신기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매머드커피는 일본에서도 한국과 동일하게 저가·대용량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L사이즈는 940ml에 400엔(약 3600원)으로, 일본 스타벅스 벤티(약 580ml·565엔)보다 용량은 약 1.6배 크고 가격은 30%가량 낮다. 일본 판매 가격이 국내보다 다소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가성비 커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매머드커피는 2025년 1월 도쿄 도라노몬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같은 해 10월 2호점, 12월 도쿄역 야에스 지하상가에 3호점을 열었다. 도라노몬점은 오피스와 상업시설이 밀집한 핵심 상권에 위치해 하루 최대 1400잔을 판매하며 직장인 수요를 흡수했다. 일본에서는 ‘맘모스커피’로 불리며 2026년 말까지 15개 매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2024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1호점을 연 뒤 1년 만에 매장을 7곳까지 늘렸다. 더벤티는 캐나다에 이어 요르단 암만에 1호점을 열며 북미와 중동으로 진출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빽다방은 필리핀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며, 추가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외 방식으로 해외를 공략하는 사례도 있다. 이디야커피는 일본 최대 유통·편의점 전시회인 ‘슈퍼마켓 트레이드 쇼(SMTS)’에 참가해 스틱커피 제품을 선보이며 유통 채널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초저가 커피 브랜드 공세로 국내 경쟁이 심화되자, 제조 상품을 통한 해외 매출 확대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해외 진출 흐름의 배경에는 내수 시장의 포화가 자리하고 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주요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국내 매장 수는 1만3000곳을 넘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최근 5년 새 3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식 음료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해외 흥행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매머드커피가 보여준 성과는 ‘비싸고 소량’ 중심의 기존 커피 소비 문화 속에서 한국식 저가·대용량 모델이 충분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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