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국악신문사 김태민 대표, 제1회 향적 국악가요제 개최 "국악의 100년, 그리고 다시 대중 속으로"

안정미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6-02-19 15:18:40

“목포의 눈물이 올해로 90년이 넘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아리랑’도 100년에 가까워요.  그런데 우리는 왜 우리 노래를 잊고 있을까요?”

[Cook&Chef = 안정미 기자]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대중가요, 그중에서도 트롯이 대세가 된 지금의 이 시대에 김태민 국악신문사 대표는 오히려 국악과 국악가요의 100년을 이야기한다. 단순한 전통 보존이 아니라 대중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는 국악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다. 

“제 생각에는 대기업이 트롯에 힘을 주면서 그 시장이 커졌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국악은 여전히 ‘나라 행사’ 위주로만 움직이고 있죠. 대기업이나 다른 곳에서 아직 관심 가져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음악이잖아요.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음악을 이어갈 수 있는 많은 아이들을 놓치지 말아야죠.”

김 대표는 앞으로 국악을 이어나갈 아이들이 사라지게 될까봐, 국악이 잊혀지고 버려지게 될까봐 많은 걱정이라고 전한다. 그냥 국악이 좋아서, 우리의 음악이 아름다워서 지키고 싶은 김대표는 그의 모든 에너지를 국악을 위해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악이 대중 속으로 찾아 들어갈 수 있는 크고 작은 꿈을 꾸고 있다. 

도제교육의 빛과 그림자 
국악이 다른 음악들처럼 인기를 얻거나 팬덤이 생기지 못하는 현실에 김 대표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국악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취미가 아닌 소질을 발굴하고 업으로 이어가기 위한 국악은 보통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6살, 이렇게 어린 나이부터 시작하는데요, 많지 않은 국악 계승자들의 알음알음이나 혹은 추천, 직접적 후학 양성으로 정말 6살 때부터 소위 ‘스승의 무릎에 앉혀 가르친다.’는 도제교육(장인이 되길 원해 장인으로부터 훈련을 받는 교육)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그만큼 깊이 있는 전승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밖으로 나갈 기회를 막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저는 하거든요.”

그는 쉽게 말해 학연·지연 등의 갇혀진 인연 중심 구조가 젊은 국악인들의 확장을 가로막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구의 제자인지 묻는 순간 작품보다 그 국악인 개인보다 계보가 먼저 평가되는 현실. 클래식이나 타 음악에서도 물론 누구에게 사사 받았는지 묻는 것이 보통이라고는 하지만 국악계에서는 더 하다는 게 그의 우려다. 그는 그 우려를 깨기 위해 스스로 먼저 작은 노력을 실천한다. 
“그래서 저는 이제 학연을 묻지 않습니다. 작품으로 이야기합니다.”

연극에서 국악으로, 우연이 만든 인생의 전환점
국악의 미래를 걱정하며 국악을 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김태민 대표. 그러나 그의 출발은 국악이 아니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국악이 아닌 연극 전공자였다. 대학로에서 기획·연출을 하며 <화 그리고 화>, <달의 기억력> 등 다양한 창작 뮤지컬 등을 제작했다. 그러던 그의 삶을 국악으로 전환해 준 것은 친한 친구 한 명. 그 친구의 부탁으로 500만 원 예산의 국악 공연을 맡게 되면서였다.

“인건비도 안 나오는 그런 일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친구의 부탁이기도 했고, 함께 해보면서 국악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면서, 500만 원으로 5천만 원짜리처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럴 수 있다 자신감도 있었고요. 조명이며 음향, 마케팅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게, 하나도 아쉽지 않게 내 일처럼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 국악의 매력을 정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평생의 일이 될만큼.”

이후 김태민 대표는 본인의 전공과 본업을 컬래버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가며, 창극 제작과 사물놀이 기획을 거쳐 국악 현장에 점점 깊숙이 들어갔다. 그리고 2006년 인터넷 기반 국악신문사를 창간했다. 좋은 공연이 있어도 기사화되지 않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던 김대표는 국악의 현실을 알리고, 좋은 국악 공연을 널리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직접 발로 뛰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국악신문사를 알뜰히 운영해오고 있다. 

‘향적(香積) 국악가요제’의 탄생
그런 그가 ‘국악 알리기’, ‘국악 즐기기’를 선포하며 올해 가장 힘을 쏟는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향적(香積)국악가요제’가 바로 그것. 향기 향(香)에, 쌓을 적(積). 국악의 향기를 쌓아가자는 뜻으로 야심차게 마련하는 이 국악가요제는 이미 홍보를 시작하고,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문을 열 수 있는 첫 번째 국악가요제가 될 수 있도록 기초를 잘 닦고 있다. ‘향적(香積)국악가요제’는 과거에 갇힌 음악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는 국악의 선율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얹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연 콘텐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됐다.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무대에서 멀어진 국악을 이제는 편안하고 쉽게 감상으로 다가가는 음악으로 오늘의 감성과 시대의 언어로 다시금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전통 국악의 음악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국악가요를 공연 중심의 무대로 선보임으로써 대중적 접근성을 높이며, 국악가요 장르의 정체성을 강화해 대중들에게 보다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5월 23일, ‘향적(香積)국악가요제’의 예선
5월 23일, 양천문화회관에서 ‘향적(香積)국악가요제’의 예선이 시작된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국악적 요소(국악기, 장단, 선율 등)를 필수로 포함한 가요, 기성곡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이번 ‘향적(香積)국악가요제’ 예선에서는 무엇보다 ‘공정성’을 중요시 할 계획이다. 따라서 심사위원의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하지 않도록, 그리고 수많은 예선자들이 즐겁고 자신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았다. 이에 예선에서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는 새 (노래방)기계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당일 새 기계를 구매하는 것부터 언박싱까지 모든 과정을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할 계획이다. 

“조작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 어떤 주관적인 생각을 넣지 않을 것입니다. 예선이잖아요. 누구나 편안하게, 즐겁게, 아쉬움이 없도록 객관적인 기계 점수로만 진행해볼게요.”

본선부터는 전문 심사위원단이 참여하고, 결승은 대형 공연장에서 열린다. 단순한 경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공연·유튜브·투어까지 연결하는 산업 구조를 목표로 하는 김 대표의 큰 꿈은 끝이 없다. 

김태민 대표는 ‘국악 역시 산업으로 가야 산다.’는 생각이 단호했다.

“전통문화 산업이 되어야 합니다. 2박 3일 공연하고 사라지는 구조로는 안 됩니다. 노천 공연도 하고, 버스킹도 하고, 매주 상설 공연을 해야죠. 그래서 목동 예술회관을 국악 전용 상설 공연장으로 만드는 계획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꿈이 크다고 걱정하실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젊은 국악인들도 매주 무대에 서고, 그걸 유튜브로 송출해 수익을 만들고, 다시 투어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은데, 지금이 기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K-콘텐츠 시대잖아요? 국악 역시 세련된 전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악은 충분히 매력 있어요.”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향적 국악가요제는 시작일 뿐입니다. 귀를 열어주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같은 김태민 대표의 믿음과 노력이 있으니 2026년의 봄은 어쩌면 그의 말처럼 국악이 대중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는, 국악계에 더 따뜻한 계절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포문을 열어 줄 향적 국악가요제의 성공적인 시작을 큰 응원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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