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설맞이 ‘삼색나물’, 한 그릇에 담긴 효능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2-19 23:58:46
도라지·고사리·시금치, 명절 음식이 ‘영양 관리 식사’가 되는 이유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설날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삼색나물이다. 도라지·고사리·시금치를 한데 담아낸 이 나물 요리는 오랫동안 명절 식탁을 지켜온 대표 반찬이지만, 단순한 전통 음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영양 구성과 식재료의 조합을 살펴보면, 삼색나물은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와 미네랄, 항산화 성분을 동시에 보완하는 구조를 갖춘 ‘균형 식단’에 가깝다.
과거에는 제례 음식이라는 의미가 강조됐다면, 오늘날에는 건강 관리 관점에서도 삼색나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명절 기간 기름지고 짠 음식 섭취가 늘어나는 가운데, 삼색나물은 몸의 균형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색에 담긴 영양의 조합, 삼색나물의 구조
삼색나물은 흰색 뿌리채소인 도라지, 검은색 줄기채소인 고사리, 초록색 잎채소인 시금치로 구성된다. 전통적으로는 조상·부모·자손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겨 있지만, 영양학적으로도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식재료의 조합이다.
도라지는 비타민C와 사포닌을 중심으로 한 항산화·면역 성분이 풍부하다. 기관지 건강과 염증 완화와 관련된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특히 생도라지는 오렌지보다 많은 비타민C를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철분 흡수와 면역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고사리는 세 나물 가운데 식이섬유 함량이 가장 높다. 장운동을 촉진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칼륨·철분 등 미네랄 공급원으로도 활용된다. 말린 고사리를 불려 사용하는 전통 조리법은 미네랄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시금치는 엽산, 마그네슘, 철분, 루테인과 제아잔틴 등 다양한 미량영양소를 함유한 채소다. 특히 눈 건강과 항산화 기능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며, 혈액 생성과 세포 보호 기능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처럼 삼색나물은 뿌리·줄기·잎채소를 고루 활용해, 탄수화물·지방 중심의 명절 식단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보완하는 구조를 갖는다.
고서와 현대 영양학이 만나는 식재료
삼색나물에 사용되는 재료는 오래전부터 약재와 식재료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용돼 왔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고서에는 도라지·고사리·시금치의 효능이 반복적으로 기록돼 있다. 도라지는 폐와 기관지를 맑게 하고 기침과 가래를 완화하는 재료로 소개돼 왔다. 고사리는 열을 내리고 이뇨 작용을 돕는 식품으로 분류됐으며, 시금치는 혈액 순환과 눈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채소로 기록돼 있다.
이러한 전통적 인식은 현대 영양학 연구 결과와도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사포닌, 폴리페놀, 식이섬유, 루테인 등 주요 성분은 항염·항산화·대사 조절 기능과 연결되며, 삼색나물이 단순한 반찬을 넘어 ‘기능성 식단’에 가까운 구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명절처럼 식사량과 열량 섭취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이러한 전통 식재료의 조합이 체내 균형 유지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명절 식탁에서 ‘관리 식단’으로 활용하는 방법
삼색나물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조리 방식과 섭취 패턴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많은 양념이나 기름 사용은 영양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들기름과 참기름을 소량 사용하고, 소금 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또한 삼색나물은 단독 반찬보다는 밥, 단백질 식품과 함께 구성할 때 효과가 높아진다. 잡곡밥, 생선, 두부, 달걀 등과 함께 섭취하면 혈당 안정과 포만감 유지에 도움이 된다. 명절 이후 체중 관리나 소화 부담 완화를 고려하는 경우에도 삼색나물은 활용도가 높다.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과 장 기능 회복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색나물은 ‘많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음식’에 가깝다. 기름진 음식 사이에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식단의 질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설날 차례상에 오르는 삼색나물은 오랜 시간 전통을 통해 다듬어진 식재료 조합이다. 도라지·고사리·시금치가 이루는 구조는 면역, 장 건강, 눈 건강, 항산화 기능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
과거에는 예법과 상징을 담은 음식이었다면, 오늘날에는 과학적 근거를 갖춘 건강 반찬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삼색나물 한 그릇에는 조상의 지혜와 현대 영양학이 함께 녹아 있다. 명절 식탁 위 작은 나물 접시가 ‘보약’이라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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