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 위해 ‘스마트화’ 속도…한국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2025-11-29 00:15:46

빈일자리율·이직률 급증 속 기술 기반 운영 효율성 강화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 로라텍. 사진=[로라텍]

[Cook&Chef = 김세온 기자] 대만 요식업계가 심화되는 구인난을 타개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력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주문·서빙을 넘어 조리 영역까지 스마트화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한국 외식업계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강경성 대표) 타이베이 무역관이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요식·숙박업의 2024년 4분기 빈일자리율은 3.9%로 서비스업 평균(2.7%)과 전체(2.8%)보다 크게 높았다. 구인 인원 대비 실제 채용 현황을 보여주는 충원율도 60.5%에 그치며, 구인 100명 중 약 40명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2025년 9월 누계 요식업 평균 이직률은 4.27%로 전체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인력 유입과 유지 모두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대만 요식업계는 이에 따라 처우 개선과 이주노동자 확대를 병행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노동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태블릿·QR 기반 테이블 주문 시스템의 도입률은 40% 안팎으로 높아졌으며, 팬데믹 이후 서빙 로봇은 도입률 17.7%까지 확대됐다. 콰이덴, iChef, 오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며 외식업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일상화된 모습이다.

주문·서빙 중심으로 발전해 온 스마트화는 최근 조리 구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동 볶음기, 머신비전 기반 스팀 오븐, 원격 제어 주방 설비 등 주방 자동화 기술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대만 게임 개발사 소프트스타가 AI 라멘 조리 로봇과 꼬치구이 로봇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요식업 자동화 시장에 뛰어드는 등 기업들의 진입도 활발하다. 

KOTRA는 “중소형 요식업체의 예산 안에서 실질적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설비에 대한 수요가 향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일형 서빙 로봇 홍장 테크놀로지. 사진=[홍장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한국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발표된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주방장·조리사·식당 서비스원 부족률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나 증가했다. 전국 외식업체 952곳 중 27.6%가 인력난을 호소했으며, 30평 이상만 보면 37.2%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미 대만과 동일하게 구조적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스마트 기술 도입 효과 역시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7월 발표한 R&D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월 3주간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242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노동 강도 평균 30.3% 절감 ▲서비스 실패 42.4% 감소 ▲매장 운영 효율성 28.4% 향상 ▲서비스 품질 29.0% 향상 ▲고객 만족도 35.2% 증가라는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단순히 인력난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경영 효율 전반을 끌어올리는 성과다.

대만 현장에서 진행되는 변화는 인력난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 잡은 만큼, 스마트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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