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분위기·맛·감성 모두 잡은 ‘서울 속 태국’ 미쉐린 선정 타이 다이닝 ‘마나오’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1-29 00:13:42

태국 야시장부터 다이닝까지 즐기는 풀코스 미식 꽃게 레드 커리 '깽펫뿌'. 사진=[마나오 SNS]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태국은 프랑스·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3대 미식 국가로 꼽힐 만큼 풍부한 식문화로 유명하다. 최근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2025 태국편에서는 두 번째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이 탄생하고 신규호 별을 단 레스토랑도 10곳 늘었다. 미식 도시로서 태국의 위상은 한층 공고해지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 국제 디렉터 그웬달 풀레넥은 “태국 요리는 새로운 셰프의 유입, 지역 생산자와의 협업, 무알코올 페어링 등 다양한 흐름 속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에 직접 가지는 못해도 그 본토의 감각을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올해 처음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5에 이름을 올린 한남동의 태국 레스토랑 ‘마나오(Manao)’다. 2024년 초 문을 연 뒤 빠르게 주목받으며 데이트·기념일 식당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태국 풍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태국 다이닝

랍 까이. 사진=[마나오 SNS]

미쉐린 가이드는 마나오에 대해 “태국에서 공수한 소품과 절제된 인테리어로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작은 포션으로 구성된 코스 덕분에 다양한 요리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마나오’가 태국어로 라임을 뜻하듯, 이곳의 요리에는 산미와 허브 향이 균형감 있게 살아 있다. 드라이에이징을 거친 한우, 매일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냉동을 거치지 아않은 농어, 로컬 농장에서 키운 허브, 마나오의 산미를 결정짓는 생라임 등 신선한 재료가 기본으로 고기와 해산물을 숯불 그릴과 웍에서 바로 조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 메뉴들은 태국의 길거리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 요리까지 폭넓다. ‘랍 까이(치킨 레터스 랩)’는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에서 즐기는 매운 샐러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로, 다진 닭고기와 튀긴 닭껍질을 양상추에 올려 먹는다. 다양한 맛과 향이 입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깽펫뿌(꽃게 레드 커리)’는 레몬그라스·갈랑갈‧태국고추‧생강 등 향신료를 직접 빻아 만든 커리 페이스트에 꽃게의 감칠맛이 더해져 깊은 풍미를 완성한다. 꽃게를 찜기에 찐 후 게살만 발라내 커리에 올리기 때문에 먹기에도 간편하다. 

이 외에도 새우 육수와 라임즙로 맛을 낸 똠얌꿍, 바삭한 완탕튀김과 탱글한 대하가 들어간 팟타이 꿍, 드라이에이징 한우와 싱싱한 허브를 더한 구이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태국식 스트리트푸드를 정제된 다이닝 형태로 풀어낸 메뉴도 많다. 특히 까이 텃 핫야이(남부식 닭날개 튀김), 솜땀 타이(파파야 샐러드), 무 삥(돼지 목살 꼬치), 뿌팟퐁커리(소프트쉘 크랩 커리) 등은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대표 메뉴다. 까이 텃 핫야이는 바삭한 닭날개 튀김에 은은하게 피시소스가 배어 있다. 속살은 부드럽고 간이 잘 배어 있어 식감부터 맛까지 입맛을 돋운다. 태국의 전통과 중식의 요소가 섞인 도시형 요리 뿌팟퐁커리는 소프트쉘 크랩을 사용해 껍질이 얇고 속살이 실하다. 커리는 은근한 단맛이 감돌면서 볶음밥과의 궁합이 뛰어나다. 여기에 태국식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은 망고 코코넛 빙수도 인기다.

이국적이면서도 절제된 분위기… 코스 구성도 다채롭다

크리스마스 한정 코스를 준비했다. 사진=[마나오 SNS]

마나오의 공간은 태국의 전통 문양과 모던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점이 특징이다. 어두운 톤의 인테리어에 붉은 조명을 포인트로 사용해 동남아의 느낌을 담으면서도 과하지 않다. 오픈키친에서 조리 과정이 그대로 보이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코스 요리는 두 가지 시그니처 세트(트래블러·익스플로러)로 구성된다. 태국식 산미·매운맛·감칠맛을 정제된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마나오 측의 설명이다. 

트래블러 세트에는 남부식 닭튀김, 파파야 솜땀, 돼지 목살 꼬치·찹쌀밥, 소프트쉘 크랩 커리, 새우 볶음밥 등이 포함돼 태국식 대표 메뉴를 폭넓게 맛볼 수 있다. 익스플로러 세트는 베텔잎 랩 ‘미양캄’, 4주 숙성 한우 채끝구이, 해물 똠얌 핫팟 등 보다 다이닝에 가까운 구성이다.

런치 세트는 팟타이 꿍 등 메인메뉴와 에피타이저,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꼬치와 찹쌀밥, 솜땀과 자스민라이스 또는 맑은 수프, 디저트 등 합리적인 구성으로 운영된다. 

마나오는 2025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12월 24·25일에 특별 코스 메뉴를 선보인다. 다양한 와인·샴페인 리스트와 함께, 특별한 날을 위한 한정 코스로 준비된다. 

매일 오전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다. 예약은 캐치테이블, 네이버 예약, 그리고 워크인 방문 모두 가능하다. 특히 주말과 프라임 타임대는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는 편이므로 사전 예약을 권한다.

전반적으로 가성비를 추구하는 곳은 아니기에 데이트 코스, 주말 모임 장소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태국의 전통 향신료와 신선한 재료를 현대적인 다이닝 방식으로 풀어낸 마나오는, 태국식 산미와 향을 세련되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특별한 날, 서울에서 태국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마나오의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