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완의 100세 건강식탁] (8) 숨은 얼마나 차게 할까요?
채수완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10-12 15:00:42
9주 후엔 5년간 몸 배기량 감소 소멸 효과
[Cook&Chef = 채수완 칼럼니스트] 지난 식탁에서 저는 이런 질문을 남겼습니다.
“숨이 차도록 운동하는 것이 좋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오래 숨이 차야 할까요? 30초일까요, 1분일까요, 아니면 몇 분 동안일까요?”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막상 운동을 시작하려면 궁금해집니다. 매일 한 시간씩 걸으면 충분할까요? 나이가 들어서도 숨이 턱까지 차도록 운동해야 할까요?
저 역시 이 질문에 답하고 싶었습니다.
운동선수의 방법이 나이 든 사람에게도 통할까?
마라톤 선수나 자전거 선수들은 매일 죽을힘을 다해 훈련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비교적 편안하게 운동하고, 일부 시간에만 강한 자극을 줍니다. 지난 식탁에서 소개한 ‘양극화 운동’입니다.
그렇다면 운동선수에게 효과적인 이 방법이 60대, 70대에게도 도움이 될까요?
저희 연구팀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55~75세 성인 21명과 함께 9주간 작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두 집단 모두 일주일에 네 번 운동했습니다. 한 집단은 네 번 모두 적당히 숨찬 운동을 했습니다. 다른 집단은 세 번은 똑같이 운동하되, 나머지 한 번을 숨이 많이 차는 운동으로 바꾸었습니다.
운동한 날은 같았습니다. 달라진 것은 단 한 번의 운동방법이었습니다.
세 번은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숨찬 운동이란 어느 정도일까요?
친구와 함께 걷는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천천히 걸을 때는 노래도 부를 수 있습니다. 조금 빠르게 걷거나 언덕을 오르면 숨이 차기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나눌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려워집니다.
바로 그 정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 연구에서는 개인별 심박수를 기준으로 운동강도를 정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40분씩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운동이었습니다.
나머지 하루는 조금 달랐습니다.
고강도 운동에는 실내자전거를 이용했습니다.
먼저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몸을 풉니다. 그다음 3분 동안 힘차게 페달을 밟습니다. 숨이 많이 차서 긴 문장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어서 3분 동안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숨을 고릅니다.
3분은 힘들게, 3분은 천천히.
처음 3주에는 세 번 반복했습니다. 다음 3주에는 네 번, 마지막 3주에는 다섯 번으로 늘렸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운동 전에는 심전도와 심폐기능을 검사했습니다. 첫 고강도 운동은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했고, 운동강도도 참가자의 상태에 맞춰 점차 높였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대신 실내자전거를 선택한 것도 넘어질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고강도 운동은 무작정 숨이 턱까지 차도록 버티는 운동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강도로 시작하고, 충분히 회복하면서 조금씩 높여가는 운동입니다.
9주 후, 몸의 배기량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두 집단 모두 땀을 흘렸습니다. 운동한 날도 똑같이 일주일에 네 번이었습니다.
그런데 9주 후, 지난 6회에서 ‘내 몸의 배기량’이라고 소개했던 최대산소섭취량을 다시 측정하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최종 분석에 포함된 양극화 운동군 12명의 배기량은 평균 33.7에서 36.1로 증가했습니다. 약 7% 좋아진 것입니다.
네 번 모두 적당한 강도로 운동한 집단보다 개선 폭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습니다.
나이가 들면 몸의 배기량은 점차 줄어듭니다. 고령기에 한 해 약 0.4~0.5씩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이번에 증가한 2.4는 약 5~6년간의 감소분에 해당합니다.
물론 실제 나이가 5~6년 젊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서 잃기 쉬운 심폐체력을 운동으로 다시 높일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참가자가 많지 않은 예비 연구인 만큼, 앞으로 더 큰 연구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이번 작은 연구는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우리 몸은 적절한 자극에 반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떨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몸에 새로운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일까요?
나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운동으로 내일의 체력을 조금 더 키워갈 수는 있습니다.
■ 채수완 박사의 한 줄 처방
일주일에 세 번은 적당히, 한 번은 숨차게 운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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