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금의 자투리 집밥] <3>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양배추무침
노고은 요리연구가
semore20@naver.com | 2026-08-07 15:02:32
[Cook&Chef = 노고은 요리연구가] 양배추는 한 통 사면 참 오래 먹는 채소다. 쌈으로도 먹고, 볶음에도 넣고, 국에도 활용하다 보면 마지막에는 꼭 몇 장이 남는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다시 요리하기에는 애매한 양이다. 그렇게 냉장고 한쪽에서 시간을 보내다 결국 시들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 만들어 먹기 좋은 반찬이 양배추무침이다. 특별한 재료도, 복잡한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 채 썬 양배추를 소금과 설탕에 잠시 절였다가 양념에 버무리면 된다. 짧은 과정이지만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은 살아 있고, 양념도 자연스럽게 배어 맛이 훨씬 깊어진다.
양배추는 은은한 단맛이 있는 채소라 자극적인 양념보다 감칠맛을 살리는 양념이 잘 어울린다. 멸치액젓과 참치액은 맛의 깊이를 더하고, 매실청은 달콤함과 산뜻함의 균형을 잡아준다. 여기에 송송 썬 쪽파를 넣고 참깨를 뿌리면 소박한 재료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부르는 반찬이 완성된다.
이 반찬은 만들어 두었다가 냉장고에서 차갑게 꺼내 먹어도 맛이 좋다. 오히려 양념이 충분히 배면서 맛이 한층 안정된다. 고기나 생선처럼 기름진 음식과 곁들이면 입맛을 개운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한 번 만들어 두면 며칠 동안 든든한 밑반찬이 된다.
집밥은 거창한 재료보다 익숙한 식재료를 끝까지 맛있게 활용하는 데 의미가 있다. 냉장고 속에 남아 있던 양배추 몇 장도 조금만 손을 보태면 식탁의 주인공이 된다. 식재료를 남김없이 사용하는 습관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매일의 식탁을 더욱 알차게 만든다.
자투리 식재료는 버려야 할 재료가 아니라 새로운 한 끼를 만드는 시작점이다. 오늘도 냉장고 한쪽에 남아 있는 양배추를 꺼내 보자. 작은 변화 하나가 가족의 젓가락이 먼저 향하는 집밥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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