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치아의 깊고 푹신한 맛의 비밀은?

송미연 기자

cnc02@hnf.or.kr | 2026-08-07 15:08:41

올리브유·수분·시간의 삼박자가 열쇠

올리브오일과 소금, 로즈마리만으로 풍요로운 맛을 내는 정통 리구리아 스타일의 포카치아(사진=언스플래시)

[Cook&Chef = 송미연 기자]  잼이나 버터 없이도 충분하다. 노릇한 빵껍질 속 촉촉한 올리브오일과 구수한 풍미, 입안을 건드리는 짭조름함까지. 이탈리아 리구리아의 전통 빵 포카치아는 어느새 브런치 카페의 대표 메뉴가 되었다.

최근에는  포카치아를 전문으로 다루는 매장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추세다. 아침마다 오픈런이 이어질 정도로, 이제 포카치아는 매일 찾고 싶은 대표 식사빵이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 빵에 열광하는 걸까? 베이커리 전문가들은 포카치아의 독보적인 맛과 식감이 어느 한 재료의 뛰어남이 아닌, 올리브오일과 고수분 반죽, 그리고 장시간 발효가 어우러진 ‘정밀한 삼박자’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수분 반죽이 만들어낸 불규칙하고 풍성한 기공 단면(사진=언스플래시)

풍미와 겉면의 바삭함을 담당하는 ‘올리브오일’

포카치아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화덕에 구운 빵’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이탈리아 식문화 기록을 살펴보면, 고대 로마 시절 화덕 바닥에서 구워내던 납작한 빵 문화가 지중해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다채롭게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올리브가 풍부한 리구리아 지방에서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더해 구워내며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정통 제법에서는 손가락으로 반죽 표면에 오목한 홈(Dimple)을 만들고 올리브오일을 채워 넣는다. 이 오일은 고온에서 겉면을 튀기듯 구워내 특유의 고소함과 바삭함을 완성한다. 또한 오일 방어막 덕분에 샌드위치로 만들어도 토마토나 소스 수분이 빵으로 쉽게 스며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장시간 저온 발효를 거치며 표면에 자연스러운 공기 방울(버블)이 올라온 반죽(사진=언스플래시)

퐁신한 공기층을 만드는 ‘고수분 반죽’

하지만 올리브오일만으로는 포카치아의 푹신함을 다 설명할 수 없다. 미국 제빵 전문 기관 ‘킹 아서 베이킹(King Arthur Baking)’의 대표 레시피 등을 살펴보면, 포카치아는 일반적인 빵보다 훨씬 높은 80~90% 수준의 고수분 반죽을 바탕으로 만든다.

반죽에 적정량의 수분과 반죽 기술이 더해지면 글루텐 그물망이 한층 유연해진다. 이 유연한 구조 덕분에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 가스가 빵 내부에 크고 작은 공기 구멍(기공)을 만들어낸다.

오븐 속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팽창하며 이 구멍을 넓히고, 전분이 익고 단백질이 굳으며 푹신한 속살이 완성된다. 고수분 반죽과 발효 기술이 만나 특유의 부드럽고 푹신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정통 저온 발효 공법으로 구워낸 포카치아에 신선한 재료를 듬뿍 채운 ‘팀포카치아’의 시그니처 샌드위치.(사진=팀포카치아)

깊은 풍미를 끌어내는 ‘장시간 저온 발효’

포카치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마지막 열쇠는 바로 ‘시간’이다. 정통 포카치아는 수 시간에서 24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저온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 시간 동안 효모가 천천히 작용하며 복합적인 풍미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빠르게 부풀린 일반 빵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고소한 감칠맛을 완성한다.

국내에서 포카치아로 이름을 알린 전문점들 역시 이 ‘시간과 재료’의 힘에 집중하고 있다. 혜화와 익선동에서 포카치아 맛집으로 입소문을 탄 ‘팀포카치아’ 관계자는 “꾸준하게 키워온 천연 발효종(르방)을 섞고 반죽을 12시간 이상 저온 발효해야 기공이 크고 푹신한 포카치아가 완성된다”며, “현지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이탈리아산 밀가루와 최고급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이 5년간의 연구 끝에 얻은 결론”이라고 전했다.


투박해 보이는 겉면 속, 시간과 수분이 만들어낸 깊이 있는 부드러움. 오늘날 포카치아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진짜 이유다.


Cook&Chef / 송미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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