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잡곡밥 완성…농진청, 당뇨·고혈압 잡는 ‘기능성 잡곡’ 선봬

홍지우 기자

cnc02@hnf.or.kr | 2025-10-16 13:06:17

항당뇨·항고혈압 효과 검증된 최적 잡곡 배합비율 특허 등록
산업화 통해 혼합곡·떡·과자 등 건강식품 출시 이어져
기능성 식품 수요 증가로 농가 소득·국산 잡곡 소비 확대 기대
항당뇨·항고혈압 우수 잡곡 혼합비율 연구 결과. 사진 = 농진청

[Cook&Chef = 홍지우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당뇨병과 고혈압 예방을 돕는 최적의 잡곡 혼합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해 다양한 건강식품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을 앓고 있으며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당뇨병 유병률은 지난 2012년 9.7%에서 2021년 13.6%로, 고혈압 유병률은 같은 기간 26.3%에서 28.1%로 증가했다. 이에 건강 관리와 질환 예방을 위한 기능성 식품 소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잡곡은 식이섬유, 폴리페놀, 단백질 등 풍부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기능성 소재로서 가치가 높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판된 잡곡 혼합 제품은 주로 맛과 식감 위주의 배합에 그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농진청은 국내 주요 잡곡 가운데 항당뇨·항고혈압 활성이 우수한 품목을 선별하고 과학적 검증을 거쳐 최적의 혼합비율을 설정해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항당뇨용 혼합비율은 귀리 30%, 수수 30%, 손가락조 15%, 팥 15%, 기장 10%이며 항고혈압용 혼합비율은 손가락조 30%, 수수 35%, 팥 35%다. 

항당뇨·항고혈압용 잡곡 혼합물 제품화 사례. 사진 = 농진청

이 기술은 대상웰라이프, 웬떡 등 9개 업체에 이전돼 현재 혼합곡 4종, 특수의료용도식품 1종, 떡·과자 등 가공식품 4종이 출시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맛있게 먹으면서 혈당 관리도 되는 잡곡밥이나 건강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잡곡떡, 잡곡쿠키 등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특수의료용도식품은 질병이나 수술 등으로 인해 영양공급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도 건강식·체중관리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향후 고령친화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이 기술로 1억2000만원 규모의 기술 편익을 창출하고 91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47명 규모의 취업 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군을 다양화할 경우 파급효과는 더욱 커져 생산유발효과는 150억원 이상, 취업 유발효과는 250명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기능성 잡곡을 꾸준히 찾게 되면 농가의 소득도 늘고 국산 잡곡 소비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수의료용도식품 시장 규모는 2024년 6374억원에서 2033년 1조886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병과 고혈압 유병률의 지속적 증가와 관련 식품군의 본격적인 산업화가 맞물리면 수요가 증가해 경제적 가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태정 농진청 품질관리평가과장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잡곡밥 취반 특성 연구와 질환별 맞춤 잡곡 블렌딩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라며 “국산 식량작물이 돌봄식(케어푸드) 등 산업 소재로 활용되면서 소비 확대와 농가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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