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흑백요리사2 앞두고 관심 확대” 후덕죽 셰프가 연 중식의 기준 ‘미쉐린 1스타 호빈’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3 19:48:28

미쉐린 가이드 2024·2025 연속 1스타

금옥만당 코스에서는 북경오리를 먹을 수 있다.사진=[호빈]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넷플릭스가 18일 방송을 앞둔 <흑백요리사2> 티저 예고편과 흑수저 포스터를 공개한 가운데, 대가 중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백수저 선발 현장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이 있다. 한국 중식업계에서 ‘거장’이자 ‘멘토 셰프’로 불리는 후덕죽 셰프다. 후 셰프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 출연을 앞두고 있어 그가 몸담은 레스토랑 ‘호빈’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2년 연속 미쉐린 1스타, 중식당 호빈 

사진=[호빈]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내 위치한 중식당 호빈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2025에서 2년 연속 1스타를 유지했다. 후덕죽 셰프가 총괄하는 이 레스토랑은 오픈한 지 13개월 만에 첫 별을 받은 데 이어, 한국 중식의 품격을 재정의하는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했다.

후덕죽 셰프는 신라호텔 ‘팔선’을 30년 넘게 이끈 인물이자, 업계 최초로 삼성그룹 임원으로 선임된 요리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은퇴 후에도 주방을 떠나지 않았고, 앰배서더 서울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2024년 미쉐린이 선정한 ‘멘토 셰프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반세기 동안 후배 양성과 한국 중식의 고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그는 미쉐린 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광동 요리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중국요리는 조미료 맛이라는 편견이 싫어, 자연 재료를 활용해 감칠맛을 내는 조리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조미료 대신 자연 재료를 증기로 쪄서 조리하고 화학 조미료 없이 감칠맛을 내는 방식이 자신의 오랜 조리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철학은 의식동원(醫食同源), 즉 음식과 약의 근원이 같다는 신념으로 이어진다. “‘호빈’은 나의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으로 메뉴를 구성한다”는 말에서도 진중한 태도가 드러난다.

미쉐린 가이드는 호빈을 두고 “광동식 중식의 정교함을 정확히 구현하는 곳”이라 평가했다. 상호 ‘호빈’, 즉 ‘귀한 손님’이라는 의미 그대로, 고객 존중의 철학이 담긴 요리가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대표 메뉴 ‘불도장’, 한국 중식의 상징으로

시간이 빚어낸 장인의 맛. 고급 식재료로 가득한 호빈의 불도장.사진=[호빈]

호빈은 “중식은 기름지고 무겁다”는 인식을 바꾸고 있다. 실제 이곳을 다녀온 고객들은 ‘담백하지만 깊이감이 남다르다’고 평가한다. 짬뽕이나 양장피 같은 친숙한 메뉴에서도 재료 식감이 살아 있고 국물은 깔끔하다. 새우가 풍성하게 들어간 볶음밥 역시 기름지지 않고 담백함이 특징이다. 

런치 코스로 빈코스·호코스·궁코스를, 디너 코스로 보해연코스부터 황궁연코스까지 6종류를 운영한다. 단품 메뉴 역시 후 불도장, 북경오리, 흑초어향소스통전복 등 전통과 보양 콘셉트를 접목한 요리부터 깐풍기·짬뽕 같은 대중 메뉴까지 폭넓게 갖추고 있다. 코스요리에 포함되는 해산물 스프, 통전복찜, 능이버섯 한우 완자 등에는 주요 식재료가 듬뿍 들어있으며 음식이 모두 정성이 들어있다. 

특히 대표 메뉴인 불도장은 후덕죽 셰프가 국내 최초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요리다. 건 해삼, 건 관자, 자연송이, 오골계 등 고급 식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깊고 맑은 국물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한 입만으로도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는 고객 평이 있을 정도다.

겉바속촉에 매콤달콤 소스 호빈의 깐풍큰새우.사진=[호빈]

호빈은 규모 있는 프라이빗 룸을 갖추고 있어 비즈니스 미팅과 가족 행사 예약도 꾸준하다. 앰배서더 서울 측은 “후 셰프의 철학이 식재료 선별부터 조리 과정까지 반영된 전통 중식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는 ‘고객 감사’ 한정 코스를 선보인다. 특색 전채, 홍소 대사선, 활 키조개 구황부추 볶음, 깐풍소스 굴튀김, 일품 해삼·소고기말이, 청두탕면, 후식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1인 20만 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오후 2시 30분~6시는 브레이크타임이다.

3년차 레스토랑이지만, 뒤에는 반세기 경력의 셰프가 있다. 호빈의 미쉐린 가이드 연속 1스타 선정은 후덕죽 셰프가 지켜온 ‘정확한 중식’의 가치를 한국에서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 그는 ‘흑백요리사2’를 통해 또 한 번 도전에 나선다. 한국 중식의 깊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그의 무대 ‘호빈’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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