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혜의 우상향 숫자경영] (13) 식탁과 의자의 높이

윤신혜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10-14 15:01:08

손님의 재방문율을 좌우하는 기물 선택의 핵심 요소
모양과 색상만 따지다간 재구입해야 하는 손실 발생

시선에 따른 심리적 느낌 예시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Cook&Chef = 윤신혜 칼럼니스트]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 매장 내 가구를 고르는 일이 꽤 즐겁습니다. 인테리어 공사도 어느 정도 마쳤기에 가구를 배치하다 보면 손님들이 내 매장에 들어와 식사하는 순간이 눈앞에 어렴풋이나마 그려지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테이블과 의자가 중요하니, 창업 준비할 시에 가장 많은 시간과 고민을 들여 선택하게 됩니다. 이때 그런데 이 테이블과 의자 선택 단계에서 의외의 복병이 숨어있습니다. 

 대부분 초기 창업시에는 기성 테이블, 의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기성’이기에 서로 맞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보기에 예쁜, 디자인과 테이블 너비만 보고 고른 가구가 내 매장에 구비되고 나면 적잖이 당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가장 먼저는 테이블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가 발생합니다. 기성이라 해도 의자와 테이블 높에는 가구마다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테이블은 대부분 700mm~750mm의 높이가 일반적이고, 의자는 400~450mm의 높이입니다. 그런데 이 때 테이블의 높이는 750mm지만 의자는 400mm을 골랐다면 어떻게 느낄까요? 테이블이 너무 높아 식사하기에 너무 큰 불편함과 이질감을 초래하고 양팔을 사용하기에도 어렵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이블은 700mm 높이지만, 의자가 450mm이면 실제로 허리를 약간 숙여서 식사해야 하므로 마찬가지의 불편을 느낍니다. 겨우 몇 센치 차이로 그럴까? 싶지만, 실제 체감하는 불편은 매우 심합니다. 특히 식사하는 내내 이 불편감을 느낀다면 사람들은 인지하든 못하든 무의식적으로 불편함이 남아 다음 방문이 꺼려집니다. 

 실제로 제가 운영하는 브런치매장 ‘쿳사 연희’에서는 성장 규모의 시기에 따라 가구 배치를 수없이 바꿔왔습니다. 위의 상황들은 그때 실제로 겪었던 문제들입니다. 심지어는 한 번은 팔걸이가 있는 의자를 구매했는데, 테이블 상판의 높이만 고려해서 골랐다가 테이블 하부의 걸림이 발생해 의자를 전부 교체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더 웃긴 상황은, 매장 인테리어 공사시에 ‘붙박이 의자’를 선택해놓고 그 붙박이 의자 위에 얹게 되는 쿠션(고정식 방석) 시공단계에서 디자인만 보고 높이를 고려하지 못해 테이블이 전부 사람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의자와 테이블 사이 간격은 27~30cm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구를 살 때 각각의 의자 높이와 테이블 높이를 따로 고려하기보다 어떤 것을 고르든 27~30cm의 간격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커피, 디저트만 취급하는 곳은 조금 달라지긴 합니다. 일부러 테이블을 훨씬 낮게 배치하기도 합니다. 식사와 같이 취식시의 편의보다는 분위기나 공간의 유용을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인데 테이블이 낮아질수록 사람의 시선이 아래로 가며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의자 또한 함께 낮으면서도 깊게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배치해서 신체적 편안함을 오래 남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주류를 취급하는 곳이나 고급일식집의 경우는 그 반대입니다. 바텐터나 일식요리사가 서서 근무하며 손님을 응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일반 의자처럼 낮은 높이의 의자에 앉아있다면 근무자는 필연적으로 손님을 향해 시선을 내려다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 내려다보는 시선을 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구도상 불쾌함을 느끼기 때문에 ‘바 bar’자리 혹은 ‘다찌석’ 이라 하는 높은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함으로서 서서 근무하는 근무자와도 눈높이를 동일한 높이로 맞추고자 함입니다. 

 이 높이와 시선에 관한 유명한 일례로, 전세계 정치인들의 외교 회담에서도 상대 정치인의 의자 높이를 의도적으로 낮게 배치하는 것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의 소재로 거론되곤 합니다. 이를 두고 ‘의자 외교’라고 칭하기까지 하니, 그 몇 센티미터의 차이에도 사람이 느끼는 심리적인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합니다. 

 이처럼 사소한 높이 하나가 사람의 기분에 무의식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매장 컨셉에 따라서 가구의 디자인을 당연히 포기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의 상황과 특성을 잘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결국 매출을 결정하는 것은 때로 거창한 경영전략 보다도, 손님이 앉는 의자 단 몇센티미터의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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