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릿세 없는 횟집, 한강으로 가는 2030
허지은 기자
heoxjieun@gmail.com | 2026-10-06 15:02:54
남은 음식물 분리 수거와 깔끔한 뒷정리는 이용자 몫
[Cook&Chef = 허지은 기자] 회와 피크닉을 합친 '회크닉'이 2030세대의 새로운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수산시장에서 포장한 신선한 회를 한강공원에서 즐기는 방식이다. 주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회를 포장한 뒤 가까운 여의도한강공원과 양화한강공원, 최근 일부 개장한 노들섬으로 이동해 돗자리를 편다.
왜 한강으로 가나
회크닉을 즐기는 이들이 가장 먼저 꼽는 이유는 쾌적함과 비용이다. 30대 직장인 김 씨는 "초장집의 자릿세나 복잡하고 시끄러운 소음 없이 쾌적하게 회를 즐길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강 나들이의 단골 메뉴였던 치킨이나 떡볶이 대신 회를 고르면 같은 장소도 다른 경험이 된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양 씨는 "항상 먹던 치킨이나 떡볶이 조합이 아니라 회를 포장해서 먹으니 새롭기도 하고, 시원한 날씨와 함께 흐르는 강물을 보니 괜히 바닷가에 여행 온 기분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취향대로 자리를 꾸밀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이들은 일행끼리 원하는 술을 콜키지 부담 없이 나눠 마시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제철 회를 즐긴다. 식당에서는 메뉴와 분위기가 정해져 있지만 한강에서는 무엇을 먹고 마실지, 어떤 음악을 틀지를 모두 스스로 정한다. 광활한 공원이 개인적인 공간이 되는 것이다.
왜 지금 유행하는가
코로나19를 지나며 야외 활동이 일상화됐고 돗자리를 챙겨 한강으로 나가는 일이 하나의 여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에게 한강은 식당이자 카페이고, 도서관이자 보드게임 카페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가 회를 대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과거 회는 횟집에서 격식을 갖춰 먹는 외식, 혹은 모임이나 회식 자리의 메뉴에 가까웠다. 하지만 수산시장의 포장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가볍고 저렴하게 사서 들고 가는 음식'이 됐다. 한 수산시장 상인은 "본격적으로 날이 선선해지며 회크닉을 위한 포장 비율이 80%가 넘고, 포장 주문 대기만 1시간이 넘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경험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음식의 맛이나 가격 자체보다 그 음식을 어디서, 누구와, 어떤 분위기로 즐기느냐에 가치를 두는 소비 방식이다.
'회크닉'이 처음이라면
회크닉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2인 기준 5만 원 정도의 회를 포장하고, 여기에 주류와 간단한 준비물을 더해도 총 6만~7만 원 선에서 한 상이 차려진다. 1인당 3만 원 안팎이다. 횟집에서 같은 구성을 먹을 때 붙는 자릿세와 상차림 비용을 생각하면 부담이 한결 덜하다.
준비물은 가볍게 챙기면 된다. 돗자리와 물티슈, 쓰레기 봉투, 일회용 접시 정도면 충분하다. 회를 포장할 때 아이스팩과 각종 양념, 젓가락은 함께 챙겨 주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돗자리는 강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모서리를 고정할 수 있는 것이 좋고, 물티슈도 넉넉히 가져가면 편하다.
'회크닉'의 완성은 뒷정리
한편 피크닉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공공질서에 관한 우려도 있다. 한강공원에서는 버너나 그릴 등을 이용해 직접 불을 피워 조리하는 야영·취사 행위가 불법이다. 매운탕을 끓여 먹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지만 공원 안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남은 음식물과 양념은 공원 내 쓰레기통에 그대로 넣으면 악취와 해충의 원인이 되기 쉽다. 아이스팩, 음식물, 일반 쓰레기, 재활용품을 구분해서 분리수거해야 한다.
자릿세를 내지 않는 대신 자리를 정리할 책임은 이용자의 몫이 된다.
Cook&Chef / 허지은 기자 heoxji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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