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말차’ … 그린웨이브로 건강과 트렌드를 모두 잡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02 16:53:24
MZ세대 취향과 글로벌 F&B 혁신의 중심에 선 ‘그린 파워’
[Cook&Chef = 송채연 기자] 최근 전 세계 식품·음료 시장을 강타한 키워드는 단연 ‘말차(Matcha)’다. 한때 전통 일본차로만 여겨졌던 말차가 이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트렌디한 슈퍼푸드로 부상하며 글로벌 F&B 업계의 제품 혁신을 이끌고 있다. 카페에서 시작된 유행은 제과·아이스크림·주류까지 확산했고,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건강을 즐겁게 추구하는 문화)’와 맞물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카페에서 간식·주류까지…전방위 확산 중인 말차 트렌드
인스타그램에서 ‘#말차’ 해시태그가 41만 건을 돌파하며 SNS를 중심으로 말차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8~9월 말차맛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배 증가했다고 밝혔고, GS25는 같은 기간 약 50배, CU는 129.8%나 매출이 급증했다.
제과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몽쉘 말차&딸기’, ‘말차 빈츠’를 잇달아 선보였고, 오리온은 초코송이와 초코칩쿠키에 제주산 말차를 적용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말차다미아’ 아이스크림으로 소비자 아이디어를 제품화했다. 편의점에서는 말차 하이볼, 말차 막걸리까지 등장하며 주류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 같은 말차 열풍은 헬시플레저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과 맞닿아 있다. 초록빛이 주는 건강 이미지와 함께, 달콤함 대신 은은한 쌉싸름함이 새로운 맛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건강한 초록, K-푸드 시장도 말차에 열광
말차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 두아 리파 등 글로벌 셀럽들이 말차를 즐기는 모습이 공유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건강한 카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말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42억 3,000만 달러에서 올해 45억 3,000만 달러(약 6조 3,8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며, 2033년에는 78억 6,000만 달러(약 11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급증은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녹차 수출액은 지난해 364억 엔(약 34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7% 증가했으며, 올해는 465억 엔(약 4,3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찻잎 생산량 감소와 맞물려 말차 원료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오설록은 최근 제주산 가루녹차 가격을 30% 인상하며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원료 확보 전략을 밝혔다.
체지방·면역·기분까지 챙기는 ‘슈퍼푸드’ 말차의 힘
말차에는 카테킨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체지방 분해와 대사 촉진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카페인이 커피보다 완만하게 작용해 각성 효과를 주면서도 속 불편을 줄일 수 있다.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말차는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해 항우울제와 유사한 기분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
풍부한 섬유질은 장 건강과 해독 작용에 도움을 주며, 항산화 물질은 면역력 강화와 피부 노화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 스트레스 관리, 면역력 유지 등 다양한 건강 니즈를 충족하는 대체 카페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하지만 ‘적정 섭취’가 핵심
말차도 ‘적정 섭취’가 중요하다. 캐나다 영양사 사라 마텔은 “말차는 건강에 여러 이점을 주지만 과다 섭취 시 카페인 과잉, 복부 팽만 등이 생길 수 있다”며 “하루 반 티스푼(약 1g)을 넣어 차 한 잔씩 즐기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말차 제품 중에는 설탕이나 첨가물이 과도하게 들어간 디저트나 음료도 많아 건강 목적으로 즐기려면 성분표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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