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쓰야마 명물 '노켄 만두'에 담긴 인류애

이승우 기자

cnc02@hnf.or.kr | 2026-08-12 15:04:13

[Cook&Chef = 이승우 기자]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에는 '노켄 만두(労研饅頭)'라는 수수께끼 같은 이름의 명물 찐빵이 있다. 소박한 맛을 지닌 이 찐빵 한 개에는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빈곤한 노동자와 학생들을 품어온 따뜻한 역사가 담겨 있다.

8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노켄 만두가 처음 탄생한 것은 1929년(쇼와 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방적 공장에서 열악하게 일하던 여공들의 심각한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라시키 노동과학연구소'가 주식 대용품으로 개발한 것이 그 시초다. '노켄(労研)'이라는 이름 역시 노동과학연구소의 줄임말에서 따왔다.

흥미로운 점은 간식 개념인 일본식 달콤한 '만쥬(饅頭)'가 아니라, 만주(중국 동북부) 지방의 주식용 찐빵에서 힌트를 얻어 '만토(만두)'라는 발음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창시자인 테루오카 기토 연구소장은 이 빵의 제조 및 판매 허가 규정 제1조에 '인격이 고결할 것'이라는 조건을 명시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높은 이상과 철학을 담았다.

이후 이 찐빵이 지금의 마쓰야마 명물로 깊이 뿌리내리게 된 배경에도 빈곤층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있었다. 마쓰야마 야간학교의 수학교사였던 다케우치 세이이치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야간학교 학생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이 만두의 제조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현재까지도 마쓰야마에서 노켄 만두를 생산하고 있는 제조사 '타케우치'의 창업자인 그는, 2차 세계대전 중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휴업을 강요당하는 와중에도 빵 제조에 필수적인 고유의 '효모균'을 끝까지 지켜낸 일화로도 유명하다.

단순한 지역 명물 빵을 넘어, 시대의 굶주림을 달래고 소외된 청년들의 자립을 도왔던 '노켄 만두'의 서사는 오늘날 외식 산업이 지향해야 할 사회적 책임과 음식의 본질적인 가치를 묵직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Cook&Chef / 이승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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