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전, 방심하면 독(毒)이 된다” … 추석 음식, 보관법이 건강을 가른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10 09:48:57

기온 변화에 세균 ‘급증’… 냉장·재가열·분리 보관이 식중독 예방의 핵심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풍성했던 한가위 상차림이 끝나고 나면, 냉장고에는 늘 남은 음식이 차곡차곡 쌓인다. 갈비찜, 전, 송편, 잡채…. 다시 꺼내 먹을 생각에 밀폐용기에 담아 넣지만, 보관과 관리가 허술하다면 그 음식은 다시 한 번 식탁 위에 오르기 전에 ‘식중독 폭탄’이 될 수 있다.

기온과 습도가 크게 출렁이는 명절 연휴 후반부는 세균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다. 특히 기름지고 보관 기간이 긴 명절 음식은 세균이 빠르게 자라기 쉬워, 설사·복통·구토를 동반하는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은 조리 후 2~4시간 만에도 증식할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보관의 ‘골든타임’은 2시간… 온도와 시간 관리가 생명

명절 음식 보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와 시간이다. 조리 후 음식을 실온에 2시간 이상 두지 말고, 반드시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뜨거운 상태에서 넣으면 냉장고 내부 온도를 높여 다른 음식까지 위험해진다.

냉장 보관 온도는 5℃ 이하, 냉동 보관은 –18℃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전이나 갈비 등 남은 음식은 한 번 먹을 분량씩 소분해 밀폐용기에 담아야 재오염을 줄일 수 있다. 다시 먹기 전에는 중심 온도 75℃ 이상에서 충분히 재가열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동이 필요하다면 보냉 가방과 아이스팩을 활용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별 ‘맞춤 보관법’… 키친타월·냉동·분리 저장이 핵심

음식 종류에 따라 보관법을 달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진 전과 튀김류는 키친타월을 깔아 기름을 흡수시킨 후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또는 냉동한다. 달력이나 신문을 사용하는 옛 방식은 위생상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송편은 겉면에 참기름을 살짝 바르고 랩으로 감싼 뒤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하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잡채·나물은 팬에 한 번 더 볶아 수분을 제거한 뒤 식힌 상태로 보관하면 변질을 막을 수 있다.

과일도 주의가 필요하다. 사과·복숭아에서 발생하는 에틸렌 가스는 다른 과일의 숙성을 촉진해 부패를 빠르게 만든다. 특히 에틸렌에 민감한 키위·감·배 등은 사과와 함께 두지 말고, 한 알씩 신문지나 랩으로 감싸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

개인 위생도 ‘보관’만큼 중요하다

보관법을 잘 지켜도 개인 위생이 허술하면 식중독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 조리 전·후에는 30초 이상 손을 씻고, 날음식과 조리음식을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 칼·도마도 재료별로 따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류는 중심 온도 75℃, 어패류는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명절 음식은 가능하면 빨리 먹고, 남긴 음식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며 “샐러드나 생과일주스처럼 가열하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가능한 한 조리 과정을 거친 음식을 섭취하라”고 당부했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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