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귀해진 송이…올해 1등품은 1%뿐
안정호 기자
82zebo@gmail.com | 2026-10-09 16:02:20
10월 공판량 뚝…"발생 시기 늦어지는 추세"
[Cook&Chef = 안정호 기자] 송이 철이 한창이다. 그렇지만 올해 산지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값은 오르는데 물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탓이다. 산림조합중앙회 공판현황에 따르면 5일 강원 양양 송이 1등품은 kg당 165만9000원에 낙찰됐다. 전날 kg당 171만1700원으로 올해 최고가를 찍고 내려온 것.
올해 첫 공판은 지난달 15일로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빨랐다. 9월 공판량은 총 1만3187kg으로 전년 동기(7406kg) 대비 80%가량 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26일 2008kg으로 정점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공판량이 지난 4일 404kg, 5일 459kg으로 정점의 4분의 1 아래로 줄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와 상반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하루 1500~3600kg씩 거래됐고, 8일에는 공판량이 8942kg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결과 5일까지 공판량은 총 1만5972kg으로 전년 동기(1만9428kg) 대비 18%가량 줄었다.
지역별 공판량도 달라졌다. 올해는 동해안 조합이 공판량을 이끌고 있다. 강원 양양, 강릉, 삼척, 고성 4개 조합이 전체 물량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 인제를 필두로 홍천 등 내륙 조합이 앞섰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1등품은 100kg 중 1kg
특히 1등품은 더 줄었다. 5일까지 거래된 1등품은 166kg으로 전체의 1%에 그쳤다. 2021년부터 매년 같은 기간 1등품의 비중은 많게는 7%, 적게는 3%를 웃돌았다. 1등품을 포함해 전체적인 물량이 줄면서 값이 올랐다. 이달 1~5일 거래된 1등품 평균 낙찰가(물량 가중)는 kg당 111만5370원으로 전년 동기(56만9883원) 대비 2배가량 뛰었다. 기형, 파손품 등이 포함되는 등외품의 경우도 kg당 39만8217원으로 79%가량 올랐다. 다만 산림조합중앙회는 이 같은 공판 단가가 등급별 낙찰 평균 단가로 현지 판매가격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1등품 송이는 길이 8cm 이상에 갓이 전혀 펴지지 않은 상품이다. 길이 6~8cm에 갓이 3분의 1 이내로 펴진 2등품과 구분된다. 갓이 얼마나 펴졌느냐에 따라 값도 달라져, 2등품의 경우 같은 기간 94만7337원으로 1등품과 16만원 넘게 차이가 났다.
올해 1등품이 귀해진 데는 생육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유림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은 본지에 "발생 시기의 토양수분과 기온 변동 등 생육환경이 불안정하면 송이의 크기와 형태가 고르지 못해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올해 1등품 비율이 낮은 것도 이러한 발생·생육환경의 영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에 민감한 버섯
송이는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산림조합중앙회 임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을에 일교차가 커지고 땅속 온도가 19도 아래로 떨어지면 1.5~6.5cm 깊이에서 송이의 원기가 형성된다. 이후 송이가 성장하는 데 적당한 정도의 수분이 필요한데 이때의 온도와 강수량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올해 9월 날씨는 변동이 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5~17일에는 찬 공기가 유입되며 평년 수준의 기온을 유지했으나, 18~30일에는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9월 하순 기간의 전국 최고기온은 26.6도로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높았다. 비도 적게 왔다. 9월 전국 강수량은 26.4mm로 평년의 17% 수준에 그쳐 1982년 이후 최저였다.
다만 특정 요인 하나로 작황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유 연구관은 "비가 충분히 내렸더라도 기온이 높게 유지되면 지온이 내려가지 않아 송이 발생에 불리할 수 있다"며 "올해 작황은 특정 기상요인보다는 기온과 강수 등 전반적인 발생환경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길게 보면 송이 철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연구관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송이 발생 시기도 과거보다 2~3주 늦어지는 추세"라며 "1990년대에는 8월 하순~9월 초순에 시작하던 공판이 최근에는 9월 중·하순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사람이 키우기 힘든 버섯
송이는 아직 인공재배가 쉽지 않다. 앞서 국립산림과학원은 어린 소나무 뿌리에 송이균을 감염시킨 뒤 송이균이 없는 소나무 숲에 옮겨 심는 인공재배 연구를 진행해 왔다. 옮겨 심은 감염묘에서 균이 살아남는 비율이 약 20%에 그친다.
결국 송이는 자연이 허락한 만큼 식탁에 오른다. 최근 5년 송이 마지막 공판은 10월 하순에서 11월 중순 사이에 열렸다. 남은 몇 주 동안의 날씨가 올가을 송이 작황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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