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버터떡에 이은 '피자설기'?
신현우 기자
cnc02@hnf.or.kr | 2026-09-17 15:01:32
[Cook&Chef = 신현우 기자] 최근 SNS를 중심으로 ‘피자설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피자설기'는 이름 그대로 백설기에 피자를 결합한 음식이다. 맵쌀가루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햄이나 페퍼로니, 옥수수 등 피자 토핑을 올려 쪄낸다. 밀가루 도우 대신 백설기를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피자설기의 시작점으로 알려진 곳은 부산 영도의 영도다리떡방이다. 이곳에서 선보인 피자설기가 숏폼 영상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의 떡집으로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전국의 떡집이 빠르게 피자설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에 있다.
기본이 되는 백설기에 피자소스와 치즈, 각종 토핑을 더하는 방식이라 기존 떡집에서도 응용하기 어렵지 않다. 여기에 불고기나 고구마, 감자 등 매장마다 다른 재료를 넣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피자설기도 등장하고 있다.
하나의 새로운 조리법이 SNS를 만나 전국의 떡집을 들썩이게 한 셈이다.
사실 이런 모습은 최근 몇 년간 반복되고 있는 디저트 유행과도 닮아있다.
몇 년 전에는 약과와 함께 개성주악이 주목받았다. 개성주악은 새롭게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우리 음식이지만, SNS를 통해 다시 발견되면서 젊은 소비자가 찾아 먹는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당시에는 개성주악을 직접 만들어보는 원데이 클래스까지 등장할 정도로 관심이 이어졌다.
이후 디저트 유행은 ‘두바이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로 넘어갔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등을 활용하면서 쫀득함과 바삭함을 함께 살린 식감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올해 초에는 ‘버터떡’이 주목받았다.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 등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두쫀쿠에 이어 버터떡까지 SNS를 통해 빠르게 알려지면서 디저트 유행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쫀득한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우리 떡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곳이 찹쌀떡 전문 브랜드 ‘한정선’이다. 찹쌀떡 안에 생과일과 요거트 등을 넣은 제품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탔고, 성수동을 시작으로 백화점과 서울역 등으로 판매처를 넓혔다. 기존의 팥앙금 중심 찹쌀떡에서 벗어나 과일과 요거트 같은 재료를 활용하면서 떡을 하나의 현대적인 디저트로 보여준 사례다.
피자설기도 그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한정선이 찹쌀떡 안에 새로운 재료를 넣었다면 피자설기는 백설기 위에 전혀 다른 음식인 피자의 요소를 올렸다. 달콤한 디저트에 집중됐던 퓨전 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짭짤한 간식의 영역까지 떡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유행의 중심에 동네 떡집이 있다는 점이다.
두쫀쿠나 버터떡 유행에는 유명 베이커리와 카페, 편의점 등이 빠르게 뛰어들었다. 반면 피자설기는 부산 영도의 한 떡집에서 시작된 메뉴가 SNS를 통해 알려진 뒤 각 지역의 전통시장과 동네 떡집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현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도 지역 유명 떡집을 모은 행사를 열 정도로 떡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성주악에서 두쫀쿠와 버터떡을 지나, 한정선의 과일·요거트 찹쌀떡과 피자설기까지.
서로 다른 음식이지만 이들의 유행에는 공통점이 있다. 익숙한 음식에 새로운 재료와 식감을 더하고, 한눈에 특징을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빠르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피자설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인기를 이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산 영도의 한 떡집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전국의 떡집으로 퍼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최근 떡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Cook&Chef / 신현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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