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혜의 우상향 숫자경영] (9) ‘곱하기 3’

윤신혜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09-02 17:46:24

음식점의 메뉴가는 ‘재료비의 세배’란 공식
고객의 만족도 등도 반영해야 적정한 가격
외식업 창업을 시작하면 하나의 공식을 배우게 된다. 바로 ‘메뉴 가격은 원가의 3배’라는 공식이다.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Cook&Chef = 윤신혜 칼럼니스트] 외식업 창업을 시작하면 하나의 공식을 배우게 됩니다. 바로 ‘메뉴 가격은 원가의 3배’라는 공식입니다. 아주 큰 틀에서는 맞는 이야기긴 합니다만, 이는 곧 한 사람을 가리켜 보여지는 키 대비 몸무게만을 보고서 ‘이 사람은 건강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가령 원가가 5,000원으로 산정된 메뉴 가격은 15,000원이 적정 판매가가 됩니다. 하지만 이 메뉴가 조리공정이 매우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력 투입도 많아야 한다면, 게다가 원재료 득성상 폐기가 자주 발생하는 메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반대로 원가는 7,000원이지만 조리가 매우 간단해 인력을 대폭 줄이고, 원재료 폐기도 거의 없이 빠르게 손님에게 제공까지 된다면, 이는 곧 매장 내의 회전율을 높일 수 있어서 되려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키는 초석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브런치 매장 ‘쿳사 연희’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숫자상의 원가는 낮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시판 제품을 사서 쓰는 것이 없고 모두 직접 제조의 원칙을 고수하며 맛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모든 원재료를 손질하고, 소스 하나를 끓여도 3~4시간이나 소요되며, 그만큼 많은 인원의 근무 강도와 작업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낮은 원가처럼 보이지만 결국 높은 인건비로 인해 ‘낮은 원가율’이란 장점이 상쇄됩니다. 

 그래서 손익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원가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외의 사항들과 적절히 균형감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므로 가격을 결정할 때는 단순히 ‘원가율’만 볼 것이 아니라, 크게는 다음 세 가지가 함께 유기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첫째는 비용. 원재료비, 폐기율(로스율), 소모품, 결제수수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둘째는 생산성. 공정 난이도에 따른 근무 강도와 작업시간, 이로 인한 인건비, 메뉴 제조시간(회전율로 직결) 등입니다.

셋째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입니다. 이것이 셋 중에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사업주인 사장이 가격을 꼼꼼하게 계산해 결정하더라도 결국 이에 대한 만족 주체는 손님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외식매장의 생존은 사장님 계산기 속의 원가율이 아니라, ‘고객의 만족도’ 바로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원가율은 어디까지나 사업주 본인의 속사정 영역이다. 따라서 메뉴가 밖에 내놓을 때는 ‘얼마의 가치가 있는가’에서 가격은 형성돼야 한다.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원가율은 어디까지나 사업주 본인의 속사정 영역입니다. 따라서 메뉴가 밖에 내놓을 때는 ‘얼마의 가치가 있는가’에서 가격은 형성돼야 합니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적정 가격범위를 벗어난다면 제아무리 원가율과 생산성이 좋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속상한 이야기지만, 제가 매출 견인을 위한 외식업 컨설팅을 맡은 업체 중에 쿳사에서 개발해서 메뉴를 전수하며 같은 계량, 같은 레시피를 준 곳이 있었습니다. 몇 달 뒤 원가율을 따져보니 너무 낮은 원가율(10%대)이 계산되기에 이에 대해 즉각 시정할 것을 지적했습니다. 그것은 재료의 중량을 줄였거나, 저질 재료로 바꿨거나, 때로는 사업주의 수익 욕심이 앞서서 터무니없이 높은 판매가를 책정해 버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시적으론 쿳사의 브런치나, 해당 점포의 브런치가 같은 메뉴로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 터무니없이 낮은 원가율은 결국 미세한 경험의 차이로도 장기적으로 사람들은 느끼기 마련입니다. 속된 말로 ‘돈을 내면 사람들은 내 돈 값을 귀신같이 알아챈다’라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결국 메뉴의 가격책정은 ‘얼마가 들어갔는가’와 ‘얼마의 가치가 있는가’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올해로 8년차 사장인 저는 후자(가치)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원가의 3배’라는 공식은 훌륭하고도 유용한 것이 맞지만, 매장이 성장할수록 단순 식에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경영은 정답 하나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여러 숫자 사이의 관계를 읽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외식매장에서의 가격이란, 원가x3 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고객이 느끼는 가치 지점’이 어디일지를 기반으로 해 이후 비용과 생산성을 고려하는 지점에서 결정되는 숫자여야 합니다. 

 여러분 매장의 음식 가격, 단지 숫자 3배에 그치고 있지는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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