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대신 콩·팥·녹두 단백질…비건·제과 요리 활용 길 열린다
홍지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0 20:30:42
거품 형성·유화력 향상…제과·제빵·소스 제조에 적합
팥 단백질도 달걀과 유사한 기능, 가공식품 적용 실험 추진
[Cook&Chef = 홍지우 기자] 최근 기후변화로 달걀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비건 식단이 늘면서 달걀을 대신할 식물성 대체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식물성 달걀 판매량은 지난 2019년 1000만달러(약 142억원)에서 2023년 4300만달러(약 610억원)로 급성장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콩, 팥, 녹두 등 두류를 달걀 대신 요리와 제빵, 소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20일 밝혔다.
두류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 달걀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제과·제빵,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달걀처럼 잘 녹는 성질(용해도)과 빵을 부풀리는 거품 형성능, 기름과 소스를 고르게 섞는 유화력 등이 있어야 한다.
농진청 품질관리평가과 연구진은 두류 단백질을 약알칼리 조건에서 추출해 용해도가 강알칼리 대비 최대 180%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가공할 때 색도가 어두우면 최종 제품 색깔이 탁해지거나 변색할 우려가 있어 밝은색을 선호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색도가 20% 향상돼 밝은색이 구현됐다.
이와 함께 건조 방식을 동결 또는 분무건조*로 바꾼 결과 기존 열풍건조와 비교해 거품 형성 능력은 최대 43%, 유화 활성은 56.9% 향상돼 제과·제빵이나 소스 제조에 적합한 성질을 갖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콩과 녹두를 활용한 대체식품 연구는 활발했지만, 팥 단백질을 활용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팥 단백질도 달걀과 유사한 기능을 가질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은 두류 단백질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을 실제 달걀 가공식품과 비교, 평가하는 실험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달걀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식재료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비건이나 환경을 고려한 요리, 제과·제빵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태정 농진청 품질관리평가과장은 “콩 단백질은 소화율이 높아 영양 공급원으로 우수하고 녹두와 팥 단백질은 달걀과 유사한 거품과 유화 특성을 가졌다”라며 “앞으로 이 기술이 대체식품 산업 전반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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