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진흥원, 충북 지역음식의 기록화 성과와 지속가능성 논의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5-12-04 23:19:30
사진 = 한식진흥원
[Cook&Chef = 허세인 기자] 한식진흥원(이사장 이규민)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가 지난 11월 28일 서울 종로구 한식문화공간 이음홀에서 ‘2025 제3차 한식연구 학술세미나–충북 편’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한식진흥원이 올해 수행한 지역음식 기록화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지역 전승자와 연구자가 함께 충북 고유의 식문화를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식진흥원은 충북이 산촌 식재료와 담수어를 활용한 전통음식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지역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히며,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한 영상 22건, 조사보고서 44건, 사진 3,400여 건을 순차적으로 대국민 정보공개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세명대학교 최명환 연구원이 충북지역의 가을 떡 전통과 사과설기에 대해 발표했다. ‘사과설기’는 1970년대 충북 충주 지역에서 사과 출하 시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를 건조해 먹었던 문화에서 시작됐다. 명절 때 먹던 설기를 이와 결합해 사과설기라는 새로운 음식으로 탄생한 것이다.
최 연구원은 충주 일대에서 전승되고 있는 사과설기가 지역 공동체와 공공기관이 특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공동 개발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충주 우리음식연구회 조희영 강사가 사과설기 제조 과정을 직접 소개했고, 충북농업기술원 피정의 과장이 사과설기 개발 배경과 지역 사과 소비 정책 흐름을 설명하며 발표를 보완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남도학연구소 서해숙 소장이 ‘청주 고추지만두의 전승’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추지만두'는 김장 후 남는 자투리 재료인 고추지를 만두로 만들어 먹었던 문화에서 시작됐다. 시대 흐름에 따라 재료와 조리 방식은 바뀌었지만 ‘만두’라는 형태는 유지된 채 지역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그는 고추지만두가 시대 변화에 따라 재료·조리법을 유연하게 바꾸며 전승돼 온 과정을 짚으며, 전통음식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충북전통음식연구회 ‘찬선’의 이정우 회원이 실제 조리법과 청주 지역에서 고추지만두를 즐기는 방식 등을 소개하며 지역성과 생활 문화를 더했다.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충북 지역음식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음식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홍보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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