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완의 100세 건강식탁] 불로초는 없지만 노화는 늦출 수 있어요
채수완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07-20 15:11:13
생활 습관은 결승선을 바꿉니다
우리는 이미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사람은 유전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생활 습관은 바꿀 수 있다. 오늘의 식탁, 오늘의 걸음, 오늘밤의 잠이 10년후의 몸을 만든다.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채수완 칼럼니스트]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교수님, 저희 집안은 당뇨가 많습니다. 아버지도 심장병이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겠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유전자는 출발선을 정하지만, 생활 습관은 결승선을 바꿉니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늙지 않는 방법을 찾아왔습니다. 길가메시는 영원한 생명을 찾아 떠났고,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바다 건너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불로초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오늘날 과학은 그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손상된 망막세포를 회복시키려는 초기 임상시험이 시작되었고, 노화된 조직을 재생시키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 불로초는 없지만 재생의학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내일 노화를 되돌리는 치료가 개발된다면 모든 사람 이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30년동안 관리하지 않은 자동차는 새 엔진을 달아도 새 차가 되지 않습니다. 차체와 배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손상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의 의학은 손상된 몸의 일부를 바꿀 수 있을지 모르지만, 건강한 몸은 오늘의 생활습관이 만듭니다.
최근 과학은 그이유 가운데 하나를 에피지놈(Epigenome)에서 찾고 있습니다. 저는 에피지놈을 ‘유전자의 지휘자’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유전자는 악보이고, 에피지놈은 그 악보를 어떻게 연주할 지를 결정하는 지휘자입니다.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이고, 얼마나 잘 자느냐에 따라 같은 유전자도 다르게 연주될 수 있습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꿀벌입니다. 여왕벌과 일벌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애벌레 시절 어떤 먹이를 먹느냐에 따라 몸집, 수명, 번식 능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유전자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먹이가 유전자의 표현형을 바꾼 것입니다.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란성 쌍둥이 연구에서도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서로 다른 환경과 식생활속에서 살아가면 건강과 질병의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유전자는 가능성을 알려줄 뿐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20여년동안 식생활 임상연구를 하며 저는 같은 사실을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사람은 유전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생활 습관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시간이 지나 건강의 방향을 바꾸는 모습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인류는 아직 불로초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식탁, 오늘의 걸음, 오늘밤의 잠이 10년후의 몸을 만듭니다.
미래의 의학은 우리에게 더 긴 시간을 선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오늘의 식탁이 결정합니다.
알고 계셨나요?
노화의학의 목표는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입니다.
■ 채수완박사의 한 줄 처방
유전자를 탓하기 전에 오늘 저녁 식탁부터 바꾸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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