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매일 한 팩 먹을 뿐인데, 일본인 장수 비결이라는 '이 음식'의 놀라운 효능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2-06 23:44:18

끈적임 속에 숨은 발효의 힘, 콩을 다시 설계하다
낫토키나아제부터 비타민 K2까지…매일 쌓이는 작은 건강 루틴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끈적한 실타래, 특유의 발효 향, 부드럽게 풀리는 식감. 낫토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결코 친절한 음식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밥상 위에 오르내리던 전통 식품이지만, 한국에서는 한동안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먼저 따라붙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건강과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낫토는 단순한 일본 음식이 아니라 ‘기능성 발효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한 팩으로 혈관과 뼈, 장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중장년층과 주부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다. 낫토가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콩이라는 친숙한 재료가 발효를 거치며 전혀 다른 식품으로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몸에 유익한 성분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콩을 바꾸는 발효의 기술

낫토는 삶은 콩에 ‘낫토균’을 접종해 발효시킨 식품이다. 이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과 탄수화물 구조가 분해되며, 체내에서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바뀐다. 동시에 발효 특유의 점성과 향이 형성된다.

낫토 특유의 끈적임은 단순한 식감 요소가 아니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되었다는 신호이자, 점성 성분이 생성됐다는 증거다. 이 점성 물질에는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포함돼 있어, 낫토를 일반 콩 요리와 구분 짓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결국 낫토는 콩을 ‘익힌 음식’이 아니라, 콩을 ‘다시 설계한 음식’에 가깝다. 발효를 통해 영양 구조를 바꾸고, 흡수율과 기능성을 끌어올린 결과물이 바로 낫토다. 낫토를 대표하는 성분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낫토키나아제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효소로, 혈액 순환과 관련된 연구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혈관 속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피로가 쉽게 쌓이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고 혈관이 수축되기 쉬워 순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칼슘의 방향을 잡는 낫토의 비결

낫토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비타민 K2 함량이다. 일반 식단에서는 상대적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성분이지만, 낫토에는 자연적으로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K2는 칼슘 대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칼슘이 혈관이 아닌 뼈로 이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밀도 유지와 골다공증 예방 측면에서 중요하게 평가된다.

중장년층에게는 뼈 건강 관리가, 성장기 아이를 둔 가정에는 골격 형성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낫토는 별도의 보충제 없이도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식재료다. 한 가지 음식으로 혈관과 뼈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낫토가 ‘생활형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낫토와 장 건강의 연결고리

발효 식품의 공통된 장점은 장내 환경 개선이다. 낫토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익균과 콩이 가진 식이섬유가 함께 작용해 장의 리듬을 돕는다. 장 기능이 안정되면 배변 활동이 원활해질 뿐 아니라, 면역력과 컨디션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장 건강이 ‘전신 건강의 출발점’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낫토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언급되는 배경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무리한 절식 대신, 식사의 질을 조절하는 방식에 낫토가 활용되는 이유다.

낫토의 가장 큰 장벽은 특유의 향과 점성이다. 그러나 조합에 따라 인상은 크게 달라진다. 겨자와 파는 발효 향을 완화하고, 김가루는 식감을 부드럽게 만든다. 김치와 함께 먹으면 발효식품끼리의 조화가 살아나며, 계란이나 두부와 곁들이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주의할 점은 나트륨 섭취다. 동봉된 소스나 간장을 과하게 사용하면 건강식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 소스를 절반만 사용하거나,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누구에게나 낫토가 좋을까?

낫토는 비타민 K2가 풍부한 식품이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약물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몸에 좋아도 과도한 섭취는 부담이 된다. 하루 한 팩(40~50g) 정도를 기준으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낫토의 장점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계속 먹는 것’에 있다.

낫토는 일본의 전통 식품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과학적 연구와 함께 기능성 식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발효를 통해 생성된 성분들이 혈관, 뼈, 장 건강과 연결되면서, 낫토는 단순한 반찬이 아닌 ‘관리형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콩이라는 기본 재료에 발효가 더해지면서, 낫토는 영양의 밀도와 활용도를 동시에 높였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식탁 위에 자리를 잡으면 그 이유를 몸으로 이해하게 되는 음식이다. 겨울처럼 컨디션이 쉽게 떨어지는 계절, 낫토는 거창한 보양식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건강 루틴이다. 밥 위에 얹는 작은 한 팩이 오늘의 순환을 돕고, 내일의 뼈를 준비한다. 낫토가 오랫동안 살아남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