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혜의 우상향 숫자경영]<5> 회전율 ‘3’과 ‘5’ 사이

윤신혜 칼럼니스트

cnc02@hnf.or.kr | 2026-08-05 15:01:31

‘인기 있는 식당’과 ‘줄 서는 맛집’의 기준
일부러 테이블을 하나 빼는 사장의 속마음
바닥을 10cm 간격으로 나눠서 최적의 공간을 구상하고 식탁과 의자를 배치한다.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Cook&Chef = 윤신혜 칼럼니스트] 개인마다의 편차라는 것은 있겠습니다만, 영업실적이 부진했던 초반기를 잘 버티고 나면 이제 매장은 소위 ‘잘 되는’ 시기가 도래합니다. 바로 그 시점, 초보 사장은 드디어 어디 책 속에서나 보던 ‘회전율’이라는 것을 몸소 체감하며 머리를 굴릴 줄도 알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회전을 빨리 할 수 있을지 갖은 고민이 실제로 시작되며, 어디 다른 곳에 밥을 먹으러 가도 그것만 눈에 들어오고 속속들이 훤히 그려지니 재밌기까지 합니다. 

 이때 통상 외식업에서 ‘보통 식당’과 ‘인기 있는 식당’의 경계에 있는 경우 회전율을 ‘3’ 정도로 추산하고, ‘인기 있는 식당’에서 ‘줄 서는 맛집’의 경계에 있는 경우 회전율을 ‘5’ 정도라고 가늠하곤 합니다. 

 저도 이 숫자 ‘3’과 ‘5’를 넘나드는 이 시기에 회전율과 효율에 대한 고민을 밤낮으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잘 되는 매장은 그 많은 손님 수요를 어떤 체계로 감당하는지를 보고 배우러 다니기 시작한 때도 이때부터였습니다. 특히 ‘요즘 유행한다는 잘되는 집’만 찾아다녔습니다. 주방의 효율성을 높여줄 기기, 매장의 동선과 주문 시스템 등 배울 점이 많았고, 그렇게 경험한 것들 우리 매장에 족족 적용해 나가기 시작한 시점도 이 시기랍니다.

 고객이 늘어 웨이팅이 생기기 시작하거나 매장이 바빠지면 고려할 요소들이 수십가지가 되지만 가장 먼저는 ‘자리를 어떻게 더 확보할까’가 가장 직관적인 해결이기 때문에 이걸 제일 먼저 고민합니다. 당연하게도 저 또한 그랬는데, 눈대중으로 가늠하기보다 매장 내의 모든 공간의 수치를 재어 엑셀시트를 모눈종이처럼 만들어 수십개의 가안을 짜 보곤 했습니다. (5cm의 오차만 나도 실제 배치해보면 불편하다던가, 테이블 하나가 그 몇 센티미터 차이로 들어가지 않는 경험을 반복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최대한 많이 좌석 수를 확보하면서도 직원 동선이 늘어나지 않는 것을 주안점으로 두며 여러 가안을 짜 봅니다. 이에 대해 골몰히 몇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최고효율을 찾고자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찾아봅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애석하게도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세상의 비기를 나만 모르는 듯한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그러다 이때 처음으로 ‘평당 매출’이라는 개념을 접했습니다. 

공간 10cm당 엑셀 정사각형 1칸으로 만들어 수십가지 좌석 배치안을 그려본다.  사진  = 윤신혜 칼럼니스트

 ‘평당 매출’이 곧 회전율을 의미한다는 것을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아는 개념이지만 그 당시 여전히 초보 사장이었던 저로서는 생소했습니다. 물리적으로 사람이 한 공간에 들어갈 때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이란게 있으니 ‘평당 매출’이 높을수록 회전율이 높은 매장인 것입니다. 홀 면적만을 계산해야 하는 건지 연면적으로 계산해야 하는 지 조차 몰랐지만 그렇게 계산된 ‘쿳사 연희’의 평당매출은 당시로서도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는 매우 높은 수치였습니다. (총 면적 15평이 채 안되는 매장에 연간 5-6만명이 방문하니 당연히 적은 수치일 수가 없는데 당시엔 그 조차 몰랐습니다) 

 이 개념을 알게 되자 어떻게 더 그럼 한 자리라도 더 놓아서 회전을 높이고 효율을 올릴까에 혈안이 되어있었는데, 우연히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러 테이블을 빼기도 한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지고 맙니다. 최대한 좌석 수를 확보해서 매출을 더 내도 부족한데 일부러 테이블을 뺀다는 것은 비교적 상식적인 전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이 이유로 손님들에게 더욱 여유로운 공간과 식사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더욱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었습니다. 

 그 케이스의 전략은 이러합니다. 테이블을 일부러 하나 빼게 됨으로서, ‘안 생겨도 될 웨이팅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하여금 여기는 항상 줄서는 맛집이라는 이미지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기적으론 손실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는 이야기까지 덧붙이기도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매장 ‘쿳사 연희’는 주말 기준 오후 3시까지만 집계해도 보수적으로 8턴 정도가 꾸준히 나왔기에 분식집이나 국밥집에서나 볼 수 있는 회전율을 포기한다는 것은 매출 측면에서 충격파가 큰 결정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당시 손님들의 대기시간이 기본 30분, 최장 2시간을 넘어가기도 했기에 그 선택을 고려할 수 없었지만 이후 제가 컨설팅을 맡았던 매장에서는 회전수 ‘3’을 달성하고 종종 ‘5’를 넘나들기 시작하면 적용하는 전략이 됐습니다. 상황과 컨디션이 각기 다르기에 어느 쪽이 맞다의 개념은 없습니다. 다만 이때부터는 ‘테이블을 하나 더 놓을 것인가’와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면 오히려 답은 명쾌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초기 사장이던 저는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정답이라 생각하며 커 갔습니다. 매출도, 좌석도, 회전도 클수록 좋다고 믿고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된 것은 ‘모든 숫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숫자는 당장의 매출을 올려주지만 어떤 숫자는 브랜드의 시간을 벌어다 준다는 것을 이제는 체감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은 경영’이란 숫자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떤 숫자를 포기할 줄 아는지를 아는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숫자 ‘5’의 경계구간.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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