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Column / 음식평론가 최수근 조리박물관장, 셰프의 꿈> 퇴직하는 조리사와 정년 맞는 조리사
최수근
skchoi52@hanmail.net | 2021-03-20 10:11:18
| ▲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 |
이 부류를 젊은 조리사들이 보면 조금은 답답한 조리사, 능력이 없는 조리사, 회사의 눈치만 보는 우유부단한 조리사로 볼 수 있지만, 60대인 내가 볼 때는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라 능력이 있는 조리사로 인정할 경우도 많다. 조직을 위해 약간의 희생을 시키더라도 본인은 회사의 고위층에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근무하고 있는 것도 능력이다.
내가 직장을 다닐 때, 과거에는 일찍 그만두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다. 사고를 내어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회사에 도움을 더 주고 능력을 더 발휘해야 하는데 자기 능력만 믿고 직장을 그만두고 후회하는 조리사들이 많았다.
▲ 힐튼호텔 전경 / 힐튼호텔 홍보실 제공 |
첫 번째 이유는 내 꿈이 조리사만을 양성하는 학교를 세우는 것이었다.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지도하면 그 꿈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필자는 직장생활을 47세까지만 하고 식당을 운영하든지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지도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해야 성공하는 조리사가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하다 보니 나 자신이 47세여서 학교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세 번째는 내가 퇴직하던 해는 IMF가 시작되는 해였다. 많은 감원과 경영효율화로 직원을 줄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어서 필자의 성격상 이런 일이 맞지 않아 직장을 빨리 그만 둔 이유도 있다. 네 번째는 개인적인 일인데 필자는 그 당시 건강이 많이 나빴다. 주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하얏트 호텔에 다닐 때 허리를 다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초보조리사 시절에는 허리를 조심해야 한다. 나름 열심히 하다 보니 허리를 다쳤다.
| ▲ 인터콘티넨털호텔 닉플린 셰프 /인터콘티넨털 홍보실 제공 |
젊었을 때, 또는 초보 시절엔 물불 가리지 않고 너무 열심히 한다. 그런 걸 보면 다친 경험이 있던 나는 일을 적게 하라고 말리곤 한다. 후배가 허리를 다치지 않게 조심시키는 것이 좋은 선배라 생각한다. 내가 초보조리사로 일할 때는 8시간 근무시간과 주1회 휴무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요즘은 복지가 과거보다 좋아져서 다행이다.
직장에서 퇴직 할 때는 선배와 의논하고 동료와 상의한 후에 배우자와도 상의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결정은 본인이 혼자 해야 한다. 직장을 그만둘 때에는 손해 보는 면과 이익인 면을 노트에 잘 정리하여 비교 검토해보고 잘 결정해야 한다. 나는 월급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의 직장이라면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전 직장보다 급여가 적어서 후회도 했지만, 이직 후에는 열심히 노력하여 만족하면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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