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당근밭도 말랐다…가격 폭등 우려
송자은 기자
cnc02@hnf.or.kr | 2026-08-06 10:38:09
[Cook&Chef = 송자은 기자] 폭염과 강수 부족이 이어지면서 제주지역 당근 농가에 가뭄 비상이 걸렸다. 당근 파종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농업용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발아와 초기 생육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겨울철 다른 지역의 채소 출하가 줄어드는 시기에 주로 공급되는 만큼 가뭄 피해가 장기화하면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농가뿐 아니라 소비자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제주지역 장마는 평년보다 열흘 이상 짧았고 강수량도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파종을 마친 밭은 토양이 빠르게 마르고 있으며, 농가에서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있지만 부족한 수분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당근은 파종 직후 지나치게 더운 날씨에 물을 공급하면 부패할 가능성이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난 뒤부터 본격적인 관수가 필요하다. 이번 주 파종한 씨앗은 다음 주부터 물 공급이 절실해지기 때문에 그때까지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싹을 틔우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제주시는 구좌읍 당근 농가의 안정적인 파종과 영농을 지원하기 위해 6일 김녕리에서 ‘구좌읍 당근 파종기 가뭄 극복 급수지원반 발대식’을 개최한다. 한국농촌지도자 제주시연합회가 주도하는 급수지원반은 이날부터 가뭄 비상 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운영된다. 현장에는 급수 차량 10대와 하루 20명 안팎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급수지원반은 공용 물백에 물을 공급하고 관수가 시급한 취약 농가에 농업용수를 전달한다. 제주시는 당근 외 다른 농작물의 생육 상태도 지속해서 살피며 농업인 단체와 함께 현장 중심의 급수 지원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양정화 제주시 친환경농정과장은 “당근 파종기는 안정적인 수분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필요한 농가에 적기 급수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농업인의 영농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도 지난 4일 구좌읍 평대리의 공용 물백 설치 현장과 당근 파종 밭을 찾아 농업용수 공급 실태와 작물 생육 상황을 점검했다. 현장 간담회에서는 물백과 급수차 지원뿐 아니라 반복되는 가뭄에 대비한 중장기 농업용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역 농업인과 생산자단체는 마을별 1000t 이상 규모의 저류지 조성과 급수차·양수기 확충, 물탱크 보조사업 확대 등을 요청했다. 현재 100㎜인 농업용수관을 200~300㎜ 규모로 교체하는 등 근본적인 용수 공급 시설 개선도 건의했다.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은 “폭염과 가뭄은 농업인의 생계뿐 아니라 제주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재난안전기금이나 예비비를 활용한 급수차 지원 등 시급한 대책을 추진하고, 저류시설과 농업용수관 확충이 정책과 예산에 반영되도록 관계 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Cook&Chef / 송자은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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