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한 줌이 만든 기적…이영자가 전한 ‘면역의 맛’”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10 09:56:02
알리신·비타민·항산화 성분 가득…우리 몸이 반응하는 ‘파워 푸드’
[Cook&Chef = 송채연 기자] 가을 제철 식재료가 하나둘 풍성해지는 요즘,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속 장면이 화제가 됐다. 방송인 이영자가 직접 가맥집을 열어 대파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 떡볶이 위에 산처럼 쌓인 대파, 한 입 먹을 때마다 향긋함을 더하는 대파 김치, 그리고 고소한 삼겹살 파전까지… 손님들은 대파를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경험하며 환호했다. 이는 단순한 맛의 변화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대파는 생각보다 강력한 효능을 지닌, 말 그대로 ‘면역의 채소’다.
혈관을 깨우는 성분, 알리신의 힘
대파를 건강식품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은 단연 알리신(Allicin)이다. 파, 마늘, 양파 같은 백합과 식물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이 성분은 혈관 건강에 탁월하다. 알리신은 혈액을 맑게 하고 혈전을 억제해 혈류를 개선한다. 꾸준히 섭취하면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해 말초 혈액순환을 돕고,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에게도 효과적이다. 라면이나 육류 요리에 대파를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혈관에 미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면역력·항균력·항암력까지, 파워푸드의 재발견
대파는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탁월하다. 풍부한 비타민 C는 백혈구 기능을 강화해 외부 감염을 막고, 세포 손상을 줄여 면역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 특히 알리신은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감기·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더불어 대파의 초록색 잎에는 항알레르기 작용을 돕는 점액 성분이 풍부해 NK세포(자연살해세포) 수를 최대 2.5배까지 늘려 암세포 공격 능력을 높인다.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과 켐페롤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손상을 방지해 항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위암, 대장암 예방에 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소화·뼈·피부까지, 작지만 강력한 건강 효과
대파의 효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식이섬유와 유황 화합물이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부담을 줄여준다. 칼슘·마그네슘·비타민 K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피부 노화를 늦추고 트러블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몸에 열이 날 때 대파를 넣은 죽이나 탕을 먹으면 발한 작용을 촉진해 해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먹고 이렇게 보관하자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대파 응용 레시피는 모두 ‘간단하지만 건강을 살리는 레시피’라는 공통점이 있다.
1. 대파 떡볶이 : 전통 떡볶이에 대파를 듬뿍 올려 향과 맛을 배가시킨 메뉴. 매운맛을 부드럽게 잡아주고 소화를 돕는다.
2. 삼겹살 파전 : 잘게 썬 삼겹살과 파채를 얹어 얇고 바삭하게 부친 전. 단백질과 식이섬유의 조화가 좋고 포만감이 오래간다.
3. 꽃게·새우 대파찜 : 제철 해산물과 대파를 함께 쪄내 깊은 향과 감칠맛을 끌어올린 요리. 알리신과 오메가3 지방산이 만나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대파는 단순한 부재료를 넘어, 어떤 요리에서도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 있는 건강 식재료다. 익히면 단맛이 강해지고, 생으로 먹으면 매운맛과 항균 효과가 극대화된다. 육수, 찌개, 볶음, 파김치, 파전 등 어떤 요리에도 어울리는 ‘만능 식재료’다. 단, 보관법을 지키지 않으면 영양소 손실이 빠르다.
연구에 따르면 5℃ 이하 냉장 보관 시 대파의 호흡량이 줄고 항산화 성분이 파괴되지 않는다. 세 부분으로 자른 뒤 신문지를 깐 밀폐 용기에 세워 넣으면 한 달 이상 신선하게 보관 가능하다. 더 오래 두고 싶다면 초록 잎 부분만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향과 맛을 넘어 ‘약이 되는 채소’
예로부터 “대파를 먹으면 1년 감기는 걱정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파는 오랫동안 우리 밥상 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이제는 향신 채소를 넘어 면역, 혈관, 소화, 항암까지 아우르는 슈퍼푸드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제철 대파가 풍성한 계절, 몸속 건강을 위한 가장 쉬운 습관은 의외로 식탁 위의 ‘파 한 줌’일지 모른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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