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명이나물 ; 자연이 인간에게 준 명약
조용수
cooknchefnews@naver.com | 2018-04-03 08:19:30
울릉도 성인봉 자락 눈더미 속에서 자라는 명이나물은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알려지면서 `신선초`라는 예명까지 얻은 울릉도 특산물. 최근에는 비타민B 흡수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능성 식품ㆍ생약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Food
자연이 인간에게 준 명약
명이나물
[Cook&Chef 조용수 기자] 지금 울릉도는, 주말이면 주민들이 산과 들을 오르내리며 명이나물 채취에 흠뻑 빠져 있다. 신선초로 불릴 정도로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고, 특히 자양강장효과가 뛰어나다는 명이나물을 채취하기 위해서 말이다. 흔히들, 울릉도 하면 오징어를 연상하지만, 오징어시장이 100억 시장이라면, 울릉도 나물시장은 300억시장이라 할 정도로 나물의 천국이 바로 이곳 울릉도다.
그 나물 중에 최대의 영양과 맛, 수익을 자랑하는 것이 바로 명이나물이다. 일본에서는 '행자나물'이라 해서, 수도승들이 고행할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명이나물을 즐겨먹었다고 전해지고, 울릉도에서는 개척민이 먹을 것이 없을 때, 이 나물로 연명했다 해서 '명이나물'로 불린다.
명이는, '뿔명이'(잎이 피어나기 전에 채취한 명이)와 '잎명이' (잎이 완전히 자라 잎이 펼쳐진 명이)로 구분된다. 가격은 '잎명이'보다 '뿔명이'가 30%정도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그 이유는, 눈 속에서 자라나 햇빛을 보면서 잎이 자라며 만개하는데, 뿔명이의 경우 그전에 채취를 일찍 해야 하기 때문에 깊은 산중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명이나물은 학명으로, 산마늘이라 불리는데 독특한 마늘향이 있어서 고기에 싸서 먹을 때 마늘이 필요 없으며,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채취한 명이를 된장에 찍어 그냥 먹는 방법과 각종 양념을 넣어 겉절이 형태로 먹는 방법, 뜨거운 물에 데쳐서 간장과 식초에 무쳐서 먹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육지에 출하하는 명이나물은 간장과 식초, 설탕을 넣어서 일정기간 절인 다음 육지로 보낸다. 생채는 1~2일 내에 시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육지에서 명이나물을 먹어보았다면 간장에 절인 명이나물이 대부분이라 보면 된다. 육지에서도 가끔 재배를 해서 생산되는 명이나물이 있다고는 하지만, 비옥한 토질에 공해가 없는 맑은 공기와 물에 의해 자라나고, 주민들에 의해 산에서 바로 채취되는 자연산 울릉도 명이나물은 울릉도가 자랑하는 나물 중 최고로 꼽히는 보약 중에 보약이다.
일반 채소류와 달리 명이가 귀한 몸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 재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명이는 자연 분주에 의한 번식이 연간 2~3배밖에 증식되지 않고 재배해도 종자 파종에서 생채 수확까지 4~5년이 소요되는 등 번식률이 매우 낮다. 해발 700m 이상 고산지대와 울릉도 전역에서 자생했는데 1994년 울릉도에서 반출돼 현재 강원도와 지리산 등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명이는 품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울릉도 성인봉 자락 눈더미에서 자란 것은 통통하게 살이 찌고 잎이 커 상품(上品)으로 쳐주는 반면 내륙 야산에서 재배한 것은 가늘고 잎이 작아 상대적으로 값이 떨어진다. 산마늘이 학명인 명이는 눈밭에서 자라 이른 봄 올라오는 산나물로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 `명을 이어줬다` 해서 명이라 불린다. 일본에서는 수도승이 즐겨 먹는다 해서 행자(行者) 마늘이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자양강장에 좋고 맛이 좋은 산채로 애호되고 있다.
명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비늘 줄기, 잎, 꽃 등을 다 쓴다. 이른 봄 3~6월까지는 어린 싹에서부터 잎이 굳어지기 직전까지 잎줄기 등을, 6~7월에는 꽃을 이용하고 뿌리와 비늘 줄기는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명이는 독특한 맛과 향미, 풍부한 무기 성분과 비타민 등을 지니고 있어 봄철 연한 잎과 줄기를 생채로 이용하거나 무침, 절임, 튀김, 김치ㆍ염장 가공 등에 다양하게 이용한다. 생채쌈, 초무침, 나물 볶음, 국거리, 튀김, 샐러드, 장아찌, 조미료, 물김치 등 명이로 만들어내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다. 명이 비늘 줄기와 잎은 구충, 이뇨, 해독, 감기 증상을 제거하고 자양강장, 정장, 피로회복, 감기, 건위, 소화 등에 효과가 있는 약초로 쓰인다.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도 많다.
맛은 달콤 쌉싸래하고 마늘처럼 아린 맛이 특징인데 주로 된장이나 고추장 양념에 무쳐서 먹거나 조금 오래 두고 먹으려면 간장에 절이면 된다. 특히 육류와 생선에 잘 어울린다. 일본에서도 자양강장 건강식품으로 소비가 크게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급량이 크게 부족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칠화 신천지영농조합 사장은 "눈 속에서 자라는 명이는 기후 때문에 재배하기 쉽지 않지만 수요가 늘면서 요즘에는 당진, 지리산, 강원 일부 지역에서 재배하는 곳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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