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과일 ‘다래’, 염증 잡는 천연 항산화제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7 20:43:32

국립산림과학원 “다래 성분 ‘미리세틴’, 근육·힘줄 질환 개선 효과 입증”
한국형 항산화 과일로 주목
사진 = 다래(품종명: 오텀센스) 열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Cook&Chef = 송채연 기자] 우리 산에서 자생하는 과일 ‘다래(품종명: 오텀센스)’가 근육과 힘줄의 염증을 완화하는 천연 치료 성분의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23일, 다래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 ‘미리세틴(Myricetin)’이 염증을 억제하고 손상된 건세포(힘줄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정태우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염증을 줄이고 세포를 살리는 ‘미리세틴’의 힘

연구진은 지방산의 일종인 팔미트산을 처리해 고지방 환경을 조성한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에 미리세틴을 투입하자,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과 세포 손상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ROS) 생성이 크게 줄었다. 또한 미리세틴이 손상된 세포의 사멸을 억제하고, 세포 이동성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항산화 효과를 넘어 근육·힘줄의 재생 기능을 촉진하는 분자 수준의 작용 기전이 규명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비만, 노화,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인한 대사성 건병증과 만성 근골격계 통증 질환의 비침습적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는 생화학·생물물리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2025, 제762호) 에 게재됐다.

다래, 산속의 키위가 전하는 항산화 에너지

다래는 ‘산속의 키위’라 불리며, 비타민 C·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토종 과일이다. 특히 다래 속 미리세틴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고 활성산소 제거를 통해 세포 손상을 막는 대표적인 천연 항염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분은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피부 노화 억제에도 도움을 주며, 체내 산화 스트레스 완화를 통해 혈관 건강과 근육 회복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다래의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건강을 돕고,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연이 만든 항염 솔루션”…기능성 식품화 기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특용자원연구과 김철우 박사는 “미리세틴은 인체 내 염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고 조직 재생을 돕는 성분으로, 자연 유래 치료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다래의 기능성 식품화와 산업적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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