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셰프 리포트] ‘포케의 대부’ 샘 초이, 알로하 정신으로 행복을 부르다

허우주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5-13 20:47:38

하와이 지역 요리의 선구자에서 지속 가능한 미식 전도사까지
가족의 식탁에서 시작된 요리 철학…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음식이 가장 중요해”

사진 = chefsamchoy 인스타그램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하와이를 대표하는 셰프 샘 초이는 하와이 지역 요리를 세계에 알린 선구자이자, ‘포케의 대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미식 문화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수십 년간 레스토랑, 방송, 요리책, 축제, 교육 활동을 통해 하와이 음식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소개해 온 그는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음식의 힘을 이야기한다.

샘 초이의 요리 철학은 화려한 기술보다 가족과 공동체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그는 1952년 하와이 오아후 북부의 작은 어촌 마을 라이에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루아우(Lū‘au)라 불리는 하와이 전통 연회를 준비하며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웠다. 최대 800명이 모이는 대규모 잔치를 함께 준비했던 경험은 이후 그의 요리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밑바탕이 됐다.

그는 Food GPS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늘 신기하고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샘 초이에게 음식은 공동체를 연결하는 경험이다. 그의 레스토랑과 이벤트가 늘 축제 같은 분위기를 띠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삭하게 튀긴 두부 포케. 사진 = samchoyspoke 인스타그램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 하와이 지역 요리의 개척자

샘 초이는 하와이 지역 요리를 대표하는 셰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누군가 그에게 하와이 지역 요리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면, ‘하와이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이라고 대답한다.

그의 요리는 하와이라는 다문화 사회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중국계 가정 음식, 하와이 전통 식문화, 태평양 해산물, 일본과 폴리네시아의 풍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지역 농산물과 신선한 생선을 활용한 감각적인 접근이 더해지며 오늘날의 ‘샘 초이 스타일’이 완성됐다.

그는 하와이와 미국 본토의 호텔·리조트 주방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1년 자신의 첫 레스토랑 ‘샘 초이스 다이너’를 열었다. 이후 하와이 전역은 물론 괌, 도쿄, 미국 본토 등지로 활동 무대를 넓혔고, TV 프로그램 진행자와 작가로도 활약했다. 현재까지 10권이 넘는 요리책을 출간했으며, 푸드 네트워크와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특히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포케(Poke)였다. 샘 초이는 1991년 친구와 함께 하와이 최초 포케 경연대회를 개최하며 대중화에 앞장섰고, 이후 포케의 대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가 정의하는 포케는 단순한 유행 음식이 아니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즐겨온 생활 음식이며, 바다와 공동체 문화가 담긴 전통 요리다. 그는 전통 방식에 현대적 재료와 감각을 더하며 포케를 세계적인 음식 문화로 성장시켰다.

좋은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샘 초이의 요리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태도다. 그는 젊은 요리사들에게 “자신만의 요리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한다. 고전적인 요리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든 시그니처 칵테일을 선보이든, 자신의 독특한 요리 관점을 담아야 손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요리의 시작은 결국 재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농산물 직거래 시장을 방문해 제철 식재료를 직접 경험하며, 생산자와 연결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좋아하는 재료를 탐구하는 일에서 일 년 내내 영감을 찾을 수 있으니 마땅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철학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진다. 샘 초이는 몬터레이 베이 수족관의 시푸드 워치(Seafood Watch) 프로젝트와 함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어획된 해산물 소비를 알리는 활동에도 참여해 왔다.

그는 Random Lengths New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계속 가져가기만 한다면 후손들에게 남겨줄 것이 없다”라며 하와이의 전통인 카푸(Kapu) 정신을 언급했다. 이는 일정 기간 자연을 쉬게 하며 회복을 기다리는 개념이다. 샘 초이는 “지구를 보호하고 돌보는 것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진 = chefsamchoy 인스타그램

포케 축제로 이어지는 하와이의 미식 문화

샘 초이가 대중화에 기여한 포케 문화는 이제 하와이를 대표하는 미식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오는 6월 하와이 카우아이에서는 ‘제6회 카우아이 포케 페스티벌’이 열린다. 지역 주민들의 작은 모임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 현재 미국 10대 음식 축제 중 하나로 성장했으며, 하와이 최고의 셰프들과 미식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표 행사로 꼽힌다.

축제에는 샘 초이와 미슐랭 2스타 에머릴 라가세를 비롯한 유명 셰프들이 참여해 하와이식 포케와 지역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바다와 음악, 그리고 음식이 어우러지는 이 행사는 샘 초이가 평생 전해온 ‘함께 나누는 음식 문화’의 의미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알로하 정신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여정

오늘날 샘 초이는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하와이 안팎에서 케이터링과 레스토랑 운영,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샘 초이는 손님들이 식당을 나서며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화려한 경력과 수많은 상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따뜻한 식사 경험을 남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삶과 요리는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음식은 사람을 연결하고, 문화를 이어주며, 공동체를 만든다는 믿음이다.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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