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이제는 AI에게 묻는다... ‘AI 노출 경쟁’ 시작된 외식업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2026-05-20 16:48:12

챗GPT가 맛집 추천하는 시대

[Cook&Chef = 김세온 기자] “오늘 저녁 데이트하기 좋은 조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추천해줘.”

최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런 질문을 구글 검색창 대신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Gemini) 같은 생성형 AI에 던지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자의 레스토랑 선택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 최대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DoorDash)는 2026년 5월 발표한 ‘2026 레스토랑 산업 트렌드 리포트(2026 Restaurant Industry Trends Report)’에서 소비자들이 점점 더 개인화된 추천과 맥락 기반 검색(Context-Aware Discovery)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어대시는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은 단순 검색보다 자신에게 맞는 추천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외식 검색은 ‘파스타 맛집’, ‘강남 브런치’처럼 키워드 중심이었다. 하지만 생성형 AI 기반 검색은 상황과 취향, 목적까지 포함한 ‘대화형 검색’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는 AI에게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조용한 식당”, “채식 옵션이 있는 캐주얼 다이닝”, “출장 중 혼밥하기 좋은 스시집” 같은 질문을 던지고, AI는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답변한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MarketWatch)는 지난해 12월 보도에서 “소비자들이 챗GPT를 활용해 테이크아웃과 레스토랑을 찾기 시작했다”며 생성형 AI가 음식 탐색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변화는 외식업계의 디지털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검색엔진 최적화(SEO)를 넘어 이제는 AI가 읽고 이해하기 쉬운 데이터를 구축하는 ‘AI 최적화(AIO·AI Optimization)’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기반 레스토랑 마케팅 플랫폼 말루(Malou)는 2026년 발표한 ‘AI Trends in Hospitality & Restaurants’ 보고서에서 “AI 시대의 레스토랑 경쟁력은 온라인상의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말하는 디지털 발자국은 메뉴 설명, 리뷰, 사진, 위치 정보, 영업시간, 예약 가능 여부 등 인터넷상에 축적된 모든 레스토랑 데이터를 의미한다.

생성형 AI는 자체적으로 식당 정보를 생산하지 않는다. 대신 구글 지도, 리뷰 플랫폼, 배달앱, 레스토랑 공식 웹사이트 등에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 답변을 구성한다. 결국 어떤 플랫폼에 얼마나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가 구축돼 있는지가 AI 추천 노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특히 도어대시, 옐프(Yelp), 구글 맵, 오픈테이블 같은 플랫폼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가 레스토랑을 추천할 때 이러한 플랫폼의 구조화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좋은 입지보다 좋은 데이터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글로벌 IT 기업들도 외식 추천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Gemini 기반 지역 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오픈AI 역시 검색 기능과 위치 기반 정보 기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또한 숏폼 기반 지역 탐색 기능을 강화하며 검색 플랫폼 역할을 확대하는 중이다.

외식업계에서는 특히 독립 레스토랑과 중소 브랜드들의 대응 전략 변화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광고비와 대형 플랫폼 노출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AI 기반 검색 환경에서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온라인 평판이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뉴 설명이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영업 정보가 오래됐거나, 리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AI 추천 결과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알레르기 정보, 식재료 스토리, 분위기 설명, 좌석 구성, 고객 후기 같은 정보가 풍부할수록 AI의 추천 정확도는 높아질 수 있다.

도어대시는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 주문을 넘어 발견(discovery) 경험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외식 플랫폼 경쟁이 단순 배달 경쟁에서 벗어나, 누가 소비자의 ‘다음 식사 결정’을 먼저 점유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생성형 AI의 확산은 외식업계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소비자가 더 이상 검색창에서 맛집을 직접 찾지 않는 시대인 만큼 레스토랑은 이제 ‘사람에게 잘 보이는 가게’뿐 아니라 ‘AI가 이해하고 추천하기 쉬운 가게’가 돼야 하는 환경에 진입하고 있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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