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가 바꾼 식탁… “적게 먹고 제대로 먹는다” 외식·식품업계 전략 변화 불가피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2026-03-26 02:03:51
[Cook&Chef = 김세온 기자] 비만치료제 확산이 전 세계 소비 패턴을 바꾸며 외식·식품업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강경성)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계기로 자기관리에 집중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고열량 간식 대신 고단백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성인의 약 12%가 관련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고칼로리 가공식품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식비는 저축보다 피부 관리, 운동, 아웃도어 활동 등 ‘자기관리형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대용량 제품 대신 소포장, 고단백 중심으로 제품군을 재편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홍문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성인의 약 51%가 과체중, 17%가 비만 상태로 나타나면서 체중 관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GLP-1 치료제 시장이 2025년 약 700억 달러에서 2033년 약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시장 역시 같은 기간 약 74억 달러에서 18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는 정책 차원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유럽 의약품청은 체중관리 치료제로 GLP-1 계열 약물을 승인했으며, 영국 NHS도 처방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소비 구조 변화로 보고 있다.
식품 소비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식사량과 간식 빈도는 줄어드는 반면, 적은 양으로도 영양을 충족할 수 있는 고단백·고식이섬유·저당 제품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소용량이면서도 영양 밀도가 높은 제품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용량·고기호성 중심 메뉴 대신, 단백질과 영양 균형을 고려한 메뉴 구성, 소량·다품종 형태의 식사, 기능성 식재료 활용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외식·식품 시장의 경쟁력이 ‘칼로리’보다 ‘영양 밀도’와 ‘섭취 효율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GLP-1 확산은 단순한 건강 트렌드를 넘어 소비의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어 외식업계 역시 고단백 메뉴, 소용량 구성, 건강 기능성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전략 전환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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