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초대] (6) 아이 기다리는 부부의 건강법
이경엽 기자
cnc02@hnf.or.kr | 2026-08-31 15:14:52
초유와 지연 결찰 등 출산 현장의 의학적 원칙
[Cook&Chef = 이경엽 기자]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에게 정보의 바다는 때로 거센 파도와 같다. 무엇을 먹고 피해야 하는지, 어떤 생활 습관이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출산과 수유의 건강한 순리는 무엇인지 인터넷과 입소문에는 무수한 조언이 넘쳐난다.
이번 편에서는 지난해 8월 충남 논산 원불교 삼동원에서 진행된 김인술 온생명평생교육원 원장의 '자연 치유를 통한 건강한 아이 가지기'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밥상·몸·출산 세 가지 영역을 집중 분석한다.
특히 의학적·과학적으로 명확히 검증된 사실만을 철저히 분리해 내어, 부부의 일상 습관을 바로잡는 나침반을 제시한다.
밥상 — 수입 의존 구조와 가공식품 바로 알기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식탁의 상당 부분은 해외 유통망에 의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가데이터처의 자료에 따르면 국산 밀 자급률은 최근 몇 년간 1~2%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2024년 기준 약 1.5%에 불과하다. 우리가 소비하는 밀의 9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셈이다. 장거리 해상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곡물의 부패 및 해충을 방지하기 위해 수송선 내에서 화학 물질을 살포하는 훈증(Fumigation) 처리 관행을 거치는 것은 현대 글로벌 물류 체계의 실재하는 부분이다.
또한 한국은 식용 유전자변형식품(GMO) 수입 최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수입 대두의 약 77%, 옥수수의 약 14%가 GMO 원료였으며, 식용유, 간장, 액상과당 등으로 가공되어 우리 식탁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러나 현행제도상 최종 가공 제품에 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으면 GMO 표시 의무가 면제되는 표시제 사각지대가 존재하므로, 소비자가 단순 성분표만으로 이를 완전히 식별해 가려내기는 어렵다.
가공식품 속 화학적 공정도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저가 혼합간장에 흔히 사용되는 산분해간장은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분해한 뒤 중화하는 속성 방식으로 제조되는데, 이 분해 과정에서 유해 물질인 3-MCPD(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가 생성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과거 주요 식품안전 이슈였으며, 현재는 식약처가 엄격한 잔류 기준치를 설정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마트 라벨에서 '양조간장(자연발효)'과 '산분해·혼합간장'을 꼼꼼히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실질적인 소비 지혜다. 한편, 청량음료와 가공식품에 단맛을 내기 위해 흔히 쓰이는 액상과당은 과다 섭취 시 대사증후군과 비만 위험을 높이므로 임신 준비기에는 섭취를 경계하는 것이 좋다.
몸 — 생식 생리와 건강한 임신 준비
생식 기관의 생체학적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건강한 임신 준비의 기본이다. 남성의 생식 장기인 고환은 체온(36.5℃)보다 약 2~4도 낮게 유지될 때 정상적인 정자 생성이 원활해진다. 통풍이 되지 않는 꽉 끼는 하의를 입거나 지속적인 열 환경에 노출되는 생활 습관은 정자의 수와 활동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비뇨의학적으로 보고되어 있다. 다행히 이러한 열 노출 영향은 가역적(Reversible)이어서, 하체를 과도하게 가열하는 환경을 개선하면 정자 기능이 다시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정자는 약 72~74일(약 2.5개월)의 정교한 주기를 거쳐 지속해서 세포 재창조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남성이 최소 3개월간 금주, 운동, 식단 관리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정자의 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여성의 난자는 태어날 때 일생 쓸 생식 세포의 수가 이미 정해져 있어 새로 생성되거나 재생되지 않는 생물학적 특성을 지닌다.
더불어 체중 관리와 대사 건강은 부부 모두에게 중대하다. 체지방 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비만 상태일 경우 인슐린 저항성과 성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라면 들기름처럼 식물성 오메가-3(알파-리놀렌산)가 풍부한 식재료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도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출산 — 과학적 인프라와 신생아 케어의 진실
현재 대한민국의 제왕절개 출산율은 약 67%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10~15%)를 4배 이상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령 산모의 증가, 분만 통증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 다태아 임신 증가와 함께 분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및 법적 분쟁에 대한 방어적 의료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출산 직후 산모에게서 분비되는 진하고 끈끈한 '초유(Colostrum)'는 면역 물질의 결정체일 뿐만 아니라, 신생아의 장운동을 촉진하여 뱃속에서 쌓인 첫 변인 태변을 원활하게 배출하도록 돕는 천연 완하제(Laxative) 역할을 한다. 태아의 건강한 장내 미생물 환경 조성과 원활한 태변 배출을 돕기 위해, 소아과학계와 산부인과에서는 아기가 태어난 직후 최소 1시간 이내에 첫 초유 수유는 물론 지속적인 모유 수유를 시도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아기가 태어난 후 곧바로 탯줄을 자르지 않고 약 1~3분간 잠시 기다렸다 자르는 '지연 결찰(Delayed Cord Clamping)' 역시 중요한 과학적 처치법이다. 지연 결찰을 시행하면 태반에 남아있던 양질의 산소 혈액과 철분이 아기의 몸속으로 충분히 전달되어 영아기의 빈혈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아울러 임신한 아내를 둔 남편이 구역질, 구토, 스트레스 증상을 함께 겪는 '쿠바드 증후군(Couvade Syndrome)'은 배우자의 임신에 깊이 유대하며 겪는 실제 정신신체의학적(심인성) 현상임이 밝혀져 있다.
새 생명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수입 먹거리의 유통 구조적 실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가려 먹는 지혜, 인체의 정자·난자 생리 주기에 맞춘 대사 건강 관리, 그리고 출산과 신생아 케어에서의 검증된 의학적 원칙을 따르는 것은 필수적이다.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가 실천해야 할 가장 확실하고 위대한 준비는 검증된 과학적 팩트 위에 일상의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굳건히 세우는 일이다.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