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초대] (3) 난임 시술에 지친 부부들, '자연 치유' 길을 찾다
이경엽 기자
cnc02@hnf.or.kr | 2026-08-24 15:12:54
인공수정·시험관 실패 딛고 몸 치료 나선 부부들 취재
[Cook&Chef = 이경엽 기자] 지난해인 2025년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4박 5일간, 충남 논산의 깊은 숲속에 위치한 삼동원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난임 부부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밤늦도록 이어졌다.
재단법인 활농이 참가비 전액을 후원하고 온생명평생교육원이 주관한 '자연 치유를 통한 건강한 아이 가지기' 캠프 현장이다.
기자는 이들의 치유 과정을 밀착 취재하기 위해 캠프 전 일정에 동참했다.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수차례의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 실패로 몸과 마음이 누더기가 된 채, "정말 이번이 인생의 마지막 문턱"이라며 절박하게 문을 두드린 이들이었다.
스스로를 완전히 비워내고 온 세포를 정화하는 3박 4일의 시간 동안, 부부들이 쏟아낸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목소리와 감동의 순간을 기록으로 전한다.
"거부감이 감동으로"… 의심의 눈초리가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여수 광양항에서 항만 예인선 기관장으로 교대 근무를 하는 남편 김유석(47) 씨와 남원의 추어탕 공장에서 일하는 아내 이이내(43) 씨 부부는 주말 부부로 외롭게 지내며 5년간 간절히 아이를 기다려왔다. 아내 이 씨가 먼저 교육을 접하고 남편에게 간곡히 동반 입소를 권유했지만, 남편 김 씨는 처음 캠프장에 들어섰을 때 솔직한 거부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아내가 먼저 캠프를 권유했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피해왔습니다. 개강식 날, 개량한복 같은 옷을 맞춰 입고 단상에 서서 강연하시는 김인술 원장님의 첫인상이 낯설고 거부감이 든 게 사실입니다. 마음속으로 '이거 사이비 종교나 단식원 같은 곳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아내가 집에서 혼자 풍욕과 냉온욕을 묵묵히 실천하며 얼굴색이 맑아지고 몸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더 이상 부정적인 태도만 보이는 건 남편으로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을 열고 동참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직면한 3일간의 '세포 비움(정화)' 과정은 고난이자 놀라운 기적이었다. 비움 이틀째, 아내 이 씨는 기력이 떨어져 잠이 쏟아지는 명현현상을 겪었으나 이내 머리가 맑아지는 각성을 경험했다. 남편 김 씨 역시 생채식 실습 중 기력이 떨어져 고비를 맞았으나, 캠프에서 제공한 10년 숙성의 '산약초 발효액(백야초)'을 물에 타서 마신 후 즉각적인 신체적 회복을 겪었다.
"난생처음 해보는 냉온욕 테라피는 그동안 대중목욕탕에서 즐기던 사우나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처음 냉탕에 발을 담글 땐 차갑고 불쾌했지만, 다섯 번의 교차 과정을 거쳐 온탕을 나설 땐 머리가 번쩍 뜨이더군요. 매일 아침 천근만근 무거웠던 몸이 완전히 '리셋'되는 개운함을 느꼈습니다. 직장인 배 안이 좁아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집에서 아내와 함께 평생의 루틴이자 건강법으로 반드시 가져갈 것입니다."
"착상조차 실패했던 아픔… 내 몸은 준비 안 된 자갈밭이었습니다"
논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민경(39) 씨는 자궁 생태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계적 시술에만 매달렸던 과거를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불규칙한 생활로 몸을 혹사해 온 그녀는 양쪽 나팔관이 70%가량 막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절박한 마음에 시험관 시술을 연이어 두 차례 시도했다. 피검사 수치도, 자궁 벽 두께도 완벽하다며 무조건 성공할 거라는 의사의 호언장담이 있었지만 결과는 착상조차 되지 않은 완벽한 실패였다.
"착상조차 안 된 수치를 마주했을 때의 정신적 타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일을 핑계로 8년 넘게 운동 한 번 안 하고 온갖 가공식품을 먹으며 제 몸을 스스로 혹사해 왔는데, 아기가 자랄 자궁이라는 '밭'을 일굴 생각은 안 하고 그 자갈밭에 억지로 비싼 씨앗(배아)만 심으려 했으니 배아가 죽어 나가는 게 당연한 순리였습니다. 이곳에 와서 내 몸의 밭을 옥토로 바꾸는 세포 정화를 경험하며 뼈저린 자성과 확신을 얻었습니다."
동작구에서 온 대학 디자인과 교수 박지현(41) 씨와 핀테크 기획자 박건영(42) 씨 부부 역시 깊은 공감을 표했다. 과거 한의원에서 나 홀로 단식을 할 때는 극도로 예민해져 화만 났었다는 아내 박 씨는, 삼동원의 평온한 명상과 체계적인 케어 덕분에 평온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남편 박건영 씨 또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부모가 되기 전에 우리 부부는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건강을 챙기지 않고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결국 황폐해진 몸으로 부부가 함께 고통받을 수 있겠다는 깊은 위기감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3박 4일 동안 아내와 마주 앉아 요가를 하고, 지친 아내의 어깨를 만져주며 그동안 잊고 지냈던 부부의 깊은 유대와 정서적 안정을 되찾은 것이 이번 캠프의 가장 위대한 수확입니다."
9년의 한(恨), 퉁퉁 부은 잇몸과 어깨 통증이 3일 만에 씻은 듯 사라지다
파주에서 온 결혼 9년 차 변지희(47) 씨의 눈물 어린 고백은 캠프장 전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2016년 결혼 이후 아기를 갖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의 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했고, 거듭되는 시험관 채취와 매일 스스로 엉덩이에 놓아야 했던 독한 호르몬 주사 탓에 몸은 완전히 망가졌었다. 극심한 우울증과 급격한 체중 증가로 고통받던 그녀는 나이 마흔일곱에 사실상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벼랑 끝에서 기적처럼 이 캠프의 블로그 모집 글을 만났다.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다 절망의 끝에서 이곳을 찾았습니다. 캠프에 올 때 평소 불규칙한 식습관 때문에 치아 잇몸이 퉁퉁 부어 고통스러웠고, 밤마다 어깨가 쑤셔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단식을 동반한 세포 정화를 실천한 지 단 3일 만에 거짓말처럼 잇몸의 붓기가 완전히 가라앉았고 어깨 통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다른 단식원처럼 억지로 소금물을 수십 잔 들이켜게 하는 고통스러운 방식이 아니라, 내 몸을 편안하게 씻어내고 스스로 제어하는 거부감 없는 정화였습니다. 온몸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희열을 느끼며, 내 삶의 어두운 길을 밝혀주신 김인술 원장님을 평생의 참스승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건강 정보 앱 플랫폼 대표인 소지영(38) 씨 역시 3일간의 비움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를 '절대 굶지 못하는 탐식가'라 부르던 그녀는 "3일 동안 내 몸의 생태계를 내 손으로 리셋하고 나니, 식욕에 대한 엄청난 통제력과 평생의 건강 지표를 세우는 성취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김민경 씨는 밝은 미소로 다음과 같이 외치며 소감을 갈음했다.
"식당을 평가하는 최고의 극찬은 '재방문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난임 치유 캠프에 재방문 의사가 100% 있으며, 주변에 아기가 생기지 않아 눈물 흘리는 부부들이 있다면 제 도시락을 싸 들고 쫓아다니며 이 길을 가라고 추천할 것입니다."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