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토르티야와 몰레로 완성한 멕시칸 파인 다이닝 미쉐린 1스타 ‘에스콘디도’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3-24 23:57:16

재료의 조화로 풀어낸 멕시코 음식  사진=[에스콘디도 SNS]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골목 안쪽, 지하로 내려가면 ‘숨겨진’ 식당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 그대로 ‘에스콘디도(Escondido)’. 외부에서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이곳은 미쉐린 가이드 2026에서 신규 1스타를 획득하며 국내 멕시칸 다이닝의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곳을 토르티야와 몰레를 통해 멕시코 음식의 본질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평가했다. 

에스콘디도는 진우범 셰프가 이끄는 멕시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진 셰프는 멕시코 현지에서 요리와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기반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멕시코 요리의 동쪽 확장(Eastern Expansion of Mexican Cuisine)’이라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단순히 현지 음식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의 구조를 이해한 뒤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이곳의 핵심이다.

이 레스토랑의 중심에는 ‘마사(Masa)’와 ‘몰레(Mole)’가 있다. 마사는 멕시코 음식의 출발점인 옥수수 반죽으로, 에스콘디도는 다양한 품종의 옥수수를 활용하고 전통 공정인 닉스타말화 과정을 거쳐 또르띠야를 만든다. 같은 타코라도 또르띠야의 질감과 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긴다. 셰프는 이러한 차이를 통해 ‘기본’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변화를 강조한다.

몰레 네그로를 곁들였다. 사진=[에스콘디도 SNS]

몰레는 수십 가지 재료를 섞어 만드는 멕시코 전통 소스로, 특정 재료의 맛이 아니라 전체의 조화가 핵심이다. 에스콘디도는 몰레 네그로, 몰레 베르데 등 다양한 형태의 몰레를 활용해 요리를 구성한다. 금태와 함께 제공되는 몰레 베르데는 산미와 허브 향, 고소함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고, 한우 안심에 곁들여지는 몰레 네그로는 깊고 묵직한 풍미를 만든다.

코스는 또르띠야를 기반으로 해산물과 육류를 순차적으로 배치한 디너 중심으로 운영된다. 문어 타코, 숙성 생선 요리, 버섯 육수 요리 등은 익숙한 재료의 변화를 추구한다. "버섯에서 이렇게 깊은 맛이 날 수 있는지 놀랐다”, “각 디쉬가 예상과 다른 조합으로 이어져 흥미로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사진=[에스콘디도 SNS]

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페어링도 중요한 요소다. 테킬라와 메즈칼, 칵테일로 구성된 페어링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코스의 일부로 느껴진다. 오히려 술 덕분에 음식의 맛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는 후기가 이를 보여준다. 


공간은 바 좌석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픈 키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만 조명은 비교적 어두운 편으로, 일부 방문객은 “주방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신 조용하고 집중도 높은 분위기가 유지되며, 식사 경험에 몰입할 수 있다. 골목 안 지하에 위치한 입지 역시 ‘숨겨진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강화한다.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아쉬움도 존재한다. 타코를 중심으로 한 구성 특성상 “소스와 식감이 반복되는 느낌이 있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된다. 그럼에도 “멕시칸 파인 다이닝 자체가 신선한 경험이었다”, “시즌이 바뀌면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실제로 에스콘디도는 분기별로 메뉴를 변경하며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에스콘디도는 디너 코스 중심으로 운영되며, 주류 주문이 필수다. 매주 일, 월요일은 정기휴무이며, 오후 5시 15분부터 11시까지 영업한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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