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형의 와인소풍 / 세번째 나들이, 와인 중급자에게 어울리는 와인 "All That Wine & Spirits Mariage! "

이철형

winepicnic4u@gmail.com | 2024-06-18 11:13:21

- 와인초딩에서 와인 중고딩으로 차원 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와인

[Cook&Chef=이철형 칼럼니스트] 사람은 같은 것을 계속하여 반복하는 것을 싫어한다. 처음에는 좋다고 달려들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것을 반복하다 보면 싫증을 내고 다른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없나 하고 찾게 된다. 이것이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것은 먹고 마시는 것에도 해당된다.

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와인 초보자로서 와인을 처음 접할 때는 다른 무엇보다도 낯선 맛이 아니고 거부감도 덜한 달콤한 와인이 좋다. 하지만 달콤한 와인을 몇 번 반복해서 마시다 보면 여기에 슬슬 물리게 되고 무언가 새로운 맛은 없을까라고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대개 와인을 처음 접하고 특별히 별도의 공부를 하지 않고 1년 동안 10~20회 이상의 와인 경험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때쯤 되면 이제 와인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다른 맛과 향을 즐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와인 매장의 매대앞에 서면 그 많은종류 앞에 압도되어 무엇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지 또 망설여지게 된다. 매장에 시음시켜 주는 직원이라도 있으면 용기를 내겠지만 그런 행사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매장 직원에서 막연하게 묻기도 부끄럽기도 하고. 와인을 마시게 되면서 누구나 이와 비슷한 심리적 과정을 겪는다. 와인 초보자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초보자 시절처럼 역시 어떤 와인을 마셔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한다는 말이다.

사실 와인을 마신 기간보다는 마셔본 횟수가 중요하다. 운전면허를 땄지만 장롱면허는 영원한 운전 초보인 것처럼. 초보자의 경지를 벗어났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달달한 와인이 더 이상 흥미를 끌지 않고 다른 맛의 와인 없을까 라고 생각하거나 다른 와인들은 맛이 어떨까 궁금해지는 현상이다. 달콤한 와인은 물론 누구나 좋아한다. 와인 애호가들까지도. 

하지만 달콤한 것은 쉽게 질리기도 하고 디저트가 아닌 다른 음식과 같이 먹을 때는 오히려 음식의 맛을 해치거나 음식을 많이 먹게 하지 못하게 하기에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달지 않은 다른 맛을 추구하게 된다. 이때가 바로 달지는 않지만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은 단계로 차원 이동을 해야 하는 시점이고 와인 중급자로 들어서는 단계이기도 하다. 학교 정규 교육으로 따지면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단계인 것이다.

이 때는 우선 바디감(Body)으로는 라이트 바디나 미디엄 바디의 와인을 선택하면 좋고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부터 변화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바디감이란 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인데 말 그대로 와인의 몸통을 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흔히 물과 우유와 미숫가루를 예를 든다. 이 세가지를 비교하면 물은 라이트 바디, 우유는 미디엄 바디, 미숫가루는 풀 바디가 된다. 저지방 우유는 라이트 바디, 일반 우유는 미디엄 바디, 요구르트는 풀바디라고 하면 이 표현의 개념이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화이트 와인 중에서는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리슬링으로 만든 새콤 달콤한 와인이나 새 오크통이 아닌 1, 2년 사용한 중고 오크통에서 숙성을 하여 바닐라 향이 은근히 나기는 하지만 그 향이 진하지 않은 가벼운 샤르도네로 만든 와인이나 허브향을 좋아한다면 구대륙이 아닌 신대륙에서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을 블렌딩하여 만든 와인이 좋다. 소비뇽 블랑 만으로 만든 와인의 경우 허브향, 풀향이 너무 진하게 나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에. . 루마니아의 토착 품종인 페테아스카 알바나 페테아스카 레갈라로 만든 화이트 와인도 과일향과 꽃향이 많이 나면서도 미디엄 바다 정도라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즉 과일향과 꽃향이 풍부한 라이트나 미디엄 바디의 화이트 와인을 매장 직원에게 추천해달라고 하면 된다.

중급단계에서 로제 와인을 접해보는 것도 좋다. 로제 와인은 레드 품종으로 만들지만 포도 껍질을 발효기간 내내 담구어 두는 레드 와인과 달리 12~48시간 동안 짧게 포도껍질을 담궈 두어 옅은 붉은 색깔만 띄도록 만드는데 사실 붉은 색깔이 아닌 황금빛깔을 띄는 로제 와인도 있어 로제 와인은 단순히 장미빛만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색깔 스펙트럼은 넓은 편이다. 레드 와인은 떫고 텁텁한 탄닌감이 세니까 탄닌감이 약하거나 거의 없으면서도 과일향과 꽃향을 즐길 수 있는 로제 와인이 초보 딱지를 떼기에 거부감이 들지 않아서 좋다. 화이트 와인이 가까우면서도 색깔까지 있으니 시각적으로도 변화를 가져볼 수 있기에. 그리고 산미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에. .

그래도 건강을 위해 레드 와인으로 꼭 초보 딱지를 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유럽의 구대륙 와인들 보다는 탄닌감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고 과일향과 꽃향이 풍부하면서 약간의 감미로움이 있는 칠레나 미국의 피노누아나 메를로, 진판델로 만든 와인을 권한다. 아니면 신대륙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에 메를로 등을 블렌딩한 와인도 좋고.

바디감 이외에 고려해야 할 것이 산미이다. 와인에서 ‘달다’의 반대말이 ‘쓰다’가 아니고 ‘시다’이다. 그래서 sweet의 반대 표현은 드라이(Dry)이고 이것은 당분이 거의 없어서 시다는 의미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초보를 벗어날 때에는 아주 드라이한 것보다는 잔당이 어느 정도 있는 미디엄 드라이나 오프 드라이(off-dry)한 와인이 거부감이 훨씬 적을 수 있다. 즉 매장 직원에게 미디엄 드라이의 라이트 바디 혹은 미디엄 드라이의 미디엄 바디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된다. 화이트 와인이든 레드 와인 이든. 그런 면에서는 같은 유럽의 구대륙이지만 가성비 좋은 루마니아의 페테아스카 네아그라로 만든 와인도 좋다.

라 움브라 메를로 로제 (La Umbra Merlot Rose)
* 특징 : 그리스 시대부터 유명했고 드리큘라의 고향 루마니아에서 루마니아 최대 주류 그룹회사가 소유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가성비 갑의 수상경력이 화려한 데일리 화이트 비건 와인!
* 품종 : 메를로 100% (Merlot)
* 생산국 : 루마니아> 문테니아(Muntenia) > 데알루 마레 (Dealu Mare)
* 알코올 도수 : 13%
* 맛과 향 : 붉은 베리류와 열대 과일향과 아로마가 풍부하고 적당한 탄닌감과 산도가 어우러지면서 매혹적인

            느낌을 준다.
* 서빙온도 : 10~12℃
* 어울리는 음식 : 치킨 요리와 샐러드 요리, 채식주의자용 요리
* 가격대 : 소비자가 3만원대 안팎
* 수상경력 : 2020 Global Rose Maters Silver Medal 

부두레아스카 클라식 푸메 (Budureasca Clasic Fume)
* 특징 : 그리스 시대부터 유명했고 드리큘라의 고향 루마니아에서 루마니아 최고의 프리미엄 와인 생산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가성비 갑의 수상경력이 화려한 데일리 화이트 와인!
* 품종 :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페테아스카 레갈라, 피노그리
* 생산국 : 루마니아> 문테니아(Muntenia) > 데알루 마레 (Dealu Mare)
* 알코올 도수 : 13.5%
* 맛과 향 : 옅은 볏집색을 띄고 잘 익은 멜론과 좋은 오크향 그리고 모과 향이 스친다. 

            미디엄 드라이의 부드러운 맛과 산도와 향의 밸런스가 일품이다. 양조는 13~15℃에서 3주간 실시

* 오크 숙성 : 샤르도네만 3~6개월 오크 숙성하고 나머지 품종은 본연의 향과 맛을 내기 위해 하지 않음. 

              마지막에 샤르도네 약간을 넣어 전체 풍미를 위한 양념을 완성!
* 서빙온도 : 10~12℃
* 어울리는 음식 : 생선구이, 크리미한 야채 리조또, 스파이시한 닭날개 요리, 마늘소스를 곁들인 새우 버터구이
* 가격대 : 소비자가 4만원대 안팎
* 수상경력 : Decanter World Wine Awards, 2017 Bronze / 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 2013: Bronze /                  Mundus Vini, 2011: Silver 와인컨슈머리포트 전문가 92점 골드, 소비자 88점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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