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열전 27 / 미국와인을 시작한다면 샤르도네부터! 캔달잭슨 빈트너스리저브 샤르도네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3-04-21 10:36:40

[Cook&Chef=조용수 기자] 균형감있는 와인을 찾는 이들에게 미국와인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미국와인을 시작한다면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으로 시작하길 권한다. 미국의 샤르도네 품종은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는다. 무엇보다 캔달 잭슨 와인을 만나는 미국인들은 모두 하나같이 이 와인을 ‘This is USA’라고 부른다. 그만큼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 (Kendall Jackson Vintner’s Reserve Chardonnay)는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와인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에서 자란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진 이 화이트 와인은 출시이래 26년간 미국 샤르도네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80년대 출시한 이 와인은 출시된 당시의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됨은 물론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지키고 있어 현재까지도 부르고뉴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가지고 있는 비교 불가의 화이트 와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와인의 맛 어울리는 음식 페어링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시원하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이다. 차갑게 해서 마실 때 입안에 느껴지는 망고, 파인애플, 파파야와 같은 열대과일의 풍미가 입안을 살짝 채워준다. 이 때문에 와인을 어떤 음식과의 페어링 없이 와인 자체만으로도 즐기기 좋다. 또한,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바닐라와 꿀 향의 조화는 미국 샤르도네 와인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오크통으로부터 오는 길고 부드러운 여운 때문이다. 이러한 맛의 특징 덕분에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굴,게와 같은 어패류 요리나 파스타, 샐러드와 같은 가벼운 느낌의 요리 그리고 과일과 치즈와도 잘 어울린다.

와인에 얽힌 스토리
1982년 잭슨의 첫 와인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가 대성공을 이루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화이트 와인 양조를 하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일부 발효탱크에서 발효가 되지 못해 첫 와인을 망쳐버린 창립자 제시 잭슨은 주변에서 모두가 실패라며 출시를 포기하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발효된 와인과 블렌딩하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출시한다. 바로 이 와인이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가 되는데, 출시하자마자 소비자들의 입맛을 매혹시키며 1983년 전미 와인대회에서 미국 와인으로는 최초로 플래티넘 메달을 수상했다. 2008년 피플(The people)지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카고에 있는 그의 집에서 즐겨 마시는 와인으로 캔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를 품목이라고 밝혀 국내에서도 ‘오바마의 와인’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와이너리에 대한 설명
캔달 잭슨은 캘리포니아 와인의 대명사로 창업자인 제시 잭슨(Jess Jackson)이 1980년대 초 50대의 나이로 설립한 와이너리(와인 양조장을 비롯한 포도밭이 있는 시설)이다. 당시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근무하며 자신의 농장에 포도를 재배하고 있던 잭슨은 자신이 수확한 포도를 살 회사가 없어 직접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뛰어난 통찰력과 품질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고집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혁신가로 불리며 캔달 잭슨을 일구어 낸다. 그의 와인 스토리는 바로 20세기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당시 와인은 상류층의 사람들이 유럽에서 수입해서 마시는 고급 와인과 일반 대중들이 마시는 5~10달러 저가 와인 시장이 전부였다. 이런 환경에서 제시 잭슨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고민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았고 등극하게 만들었다. 제시 잭슨은 본인의 회사가 가족경영 와이너리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거대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한 와인 산업에서 ‘가족 경영’이라는 틀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캘리포니아는 원래 작은 가족 경영 와이너리들이 많았던 반면 와인 시장은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소유한 몇몇 와이너리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제시 잭슨의 라이벌이자 동반자였던 로버트 몬다비도 2004년 미국의 대기업에 매각되며 그 자손들은 더 이상 와인 생산에 관여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들이 만든 상품에도 ‘몬다비’라는 이름조차 쓸 수 없게 되었다. (로버트 몬다비는 자신의 와이너리를 대기업에 모두 매각할 때 그가 아끼던 바이런 와이너리만은 가족경영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운영할 수 있는 제시 잭슨에게 부탁했다는 일화가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제시 잭슨에게 거액의 돈을 제시하며 와이너리를 매각하라고 했을 때 와인 품질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신념이 지켜질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고 한다.

제시 잭슨의 이런 품질에 대한 고집은 회사가 발전함에 따라 회사가 직접 소유한 포도밭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수확된 포도는 직접 고르고 선별하여 자신들의 정한 기준에서 품질이 통과된 포도만을 사용하여 와인을 만드는 모습에서도 알 수가 있다. 또한 이 같은 와인 철학은 친환경 적인 재배 환경을 공급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유럽의 저명한 주류 전문지 드링크 비즈니스(Drinks Business)는 2013년 잭슨 패밀리 와인을 ‘올해의 녹색 기업’으로 선정하였다. 이 전문지는 에너지 절약, 폐기물 축소, 환경 보호에 대한 전반적인 영향을 평가하여 잭슨 패밀리 와인이 태양열 및 풍력 에너지를 이용하며, 와이너리에서 사용하는 27만 5천개의 오크 배럴을 세척할 때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하였으며, 소유한 토지의 10% 이상의 면적을 자연 생태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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