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보다 똑똑한 콜라보, 버거킹×정승제 ‘6318 버거’의 사회학

정서윤 기자

cnc02@hnf.or.kr | 2025-11-11 23:14:39

지식인의 대중화, 브랜드의 감성화…‘수학 버거’가 던진 새로운 공식 출처 : 버거킹코리아

[Cook&Chef = 정서윤 기자] 요즘 광고계의 흐름은 익숙한 ‘모델 협업’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는 “누구와 함께하느냐”보다 “왜 그 사람과 함께하느냐”를 묻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버거킹과 수학 강사 정승제의 만남이라고 볼 수 있다.

버거킹은 최근 ‘정승제 6318 버거’를 한정판으로 출시하며, ‘수학으로 만든 버거’라는 신선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숫자 6×3=18에서 착안한 ‘6318’이라는 이름처럼, 치즈·베이컨·피클을 각각 6개씩 쌓아올린 구조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논리적 창의성’을 상징한다. 이는 정승제가 가진 이미지—명료함, 지성, 유머감각—을 그대로 버거에 투영한 결과물이다.

사회문화적으로 이 협업은 흥미롭다. 

첫째, 지식인의 대중화다.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 대형 프랜차이즈 광고에 등장한다는 건, ‘지식이 트렌드가 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즉, 공부가 더 이상 교실 안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문화적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둘째, 브랜드의 감성 지성화다.
버거킹은 단순히 맛을 파는 대신 ‘논리적으로 설계된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했다. “Triple Six, One Bold Bite!”라는 슬로건은 유머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지식적 맥락을 위트로 전환해, 이성적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전략이다.

셋째, Z세대의 관계형 소비다.
Z세대에게 정승제는 ‘선생님’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본 익숙한 사람’이다. 그가 만든 버거를 먹는다는 건 곧 “나의 세계관과 연결된 브랜드를 경험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경계가 ‘관계’로 대체되는 현상, 바로 그것이 이 협업이 던진 새로운 소비 공식이다.

버거킹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Have it your way’,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실험 중이다. 정승제 버거는 그 두 번째 결과물이다. 단순히 버거 하나가 아니라, “지식이 유머가 되고, 지성이 취향이 되는 시대”를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적 상징인 것이다.

결국 이 버거는 말한다.
이제 ‘맛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금의 소비자는 논리로 설득되고, 감성으로 공감하며, 철학으로 소비한다. 그 공식의 정답은, 어쩌면 6×3=18 안에 이미 숨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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