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들이 먹은 ‘그 메뉴로 주세요’… 경주서 ‘정상 만찬 미식투어’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5-11-21 23:41:36
[Cook&Chef = 조서율 기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만찬 메뉴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미식·여행 상품이 출시됐다. 국가정상급 행사에서 제공된 식사를 그대로 재현해, 음식이 가진 외교적 의미까지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이 이달 말부터 1박 2일 일정의 ‘경주 APEC 트레일’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상품은 정상회의 당시 사용된 회의장과 일정뿐 아니라 정상들이 실제로 먹었던 메뉴를 중심으로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정상 만찬 메뉴 체험’이다. 첫날에는 경주 힐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 기간 중 특별 주문해 화제를 모았던 ‘트럼프 치즈버거 세트’가 제공된다. 이어 코오롱호텔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찬에 연속으로 오른 해물파전과 프리미엄 한식 코스가 그대로 재현된다. 회의장으로 사용된 우양미술관 관람도 포함돼, 식사와 공간 모두를 통해 외교 현장의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둘째 날에는 존 리 홍콩 행정수반 내외가 극찬한 중앙시장 소머리국밥이 아침 식사로 제공되며, 이후 신라금관 특별전이 열리는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첨성대 관람이 이어진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한미정상회담 직후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방문해 화제가 된 황리단길이다. 이곳에서는 APEC 만찬주로 선정됐던 교동법주, 시진핑 주석의 취향을 사로잡은 황남빵 등 ‘정상들의 선택’을 기념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번 패키지 가격은 1인 10만 원대로, 1박 3식과 수도권 출발 전세버스, 입장료, 가이드, 보험 등이 포함된다.
국가 간 외교의 무대에서 식사는 단순한 메뉴를 넘어 문화·정체성·호감도를 전달하는 상징적 요소로 작용해 왔다. 이번 ‘APEC 트레일’은 그 상징성을 그대로 체험해보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제공할 전망이다.세계 정상들이 무엇을 먹으며 어떤 메시지를 교환했는지, 그 음식 자체를 통해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정상 만찬 미식투어’가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APEC의 감동을 관광으로 확장해 경주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번 상품 출시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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