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or Story / 동서울대학 외식조리테크과 홍우표 교수 : ’배우면 배울수록 부족함을 알고,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모자람을 안다‘
조용수
cooknchefnews@naver.com | 2018-04-23 22:51:47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택이라는 기로에 서서 고민할 경우가 종종 있다. 조리사에 있어 선택이란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어떤 요리를 할까? 어떠한 방식으로 할까? 어떠한 맛을 연출할까? 등등. 우리가 아무 생각하던 먹기만 했던 요리도 우리의 식탁 앞으로 나오기 전까지 조리사의 마음속에선 수없는 선택 속에 완성된 작품일 것이다.
writer & photo _조용수
Professor Story
’배우면 배울수록 부족함을 알고,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모자람을 안다‘
동서울대학 외식조리테크과 홍우표 교수
‘한 우물만 파면 무슨 금은보화가 나온다’고 믿었던 청년시절의 젊은 청춘을 다 바친 인터컨티넨탈 호텔조리부 생활을 그만두고 자신과 같은 셰프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조리대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요리란 지식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 대학의 강단에 올라선 홍우표 셰프는 ‘선택’이란 인생의 나침판과 같다는 삶의 경험을 전한다.
“선택이란 인생의 작은 이정표 같습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결정하던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조리사의 길로 입문할 때도 계속 공부를 할까? 아니면 요리의 길로 들어올까? 하는 모든 것이 순간의 선택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택은 매일 반복되는 과정입니다. 조리사가 요리에 대한 선택은 결단을 내릴 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확실한 선택을 해야만 작업능률도 오르고 요리의 질도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결정에 앞선 사전작업에 대한 결과는 수정이 가능하지만 최종 선택한 것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에 따른 책임 또한 감수해야 하는 것이 조리사의 숙명인 것 같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부족함을 알고,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모자람을 안다‘는 선인들의 가르침을 직접 체험하면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홍우표 교수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요리에 대해 깨우쳐 갈 때 스스로의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호텔 셰프로서 보람이 자신의 요리를 맛있게 먹었을 때라면, 교수로서의 보람은 가르친 제자들이 졸업 후에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여 잊지 않고 꼬박꼬박 연락을 주고, 종종 학교로 찾아와 “교수님의 가르침에 직장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하는 제자들의 인사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호텔 셰프와 대학교수의 라이프 스타일은?
호텔 총주방장의 생활과 조리대학 교수생활은 너무나 판이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3년이란 시간을 통해 체감하고 있다. 호텔 셰프는 아무리 책임자라고 해도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지만은 못한다. 항상 문제점이 없는지를 파악을 하고 행사의 진행 과정이나 예약 손님에 대한 식사 메뉴 등을 체크하고 재료들을 발주하는 등, 모든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식사나 행사 종료 후에도 고객에 대한 피드백을 체크해야 하며, 예약이 적을 때에는 새로운 메뉴나 식자재에 대한 탐구도 끊임없이 찾아보고 공부를 해야 한다. 또한 관리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무슨 문제점이 없는지도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호텔 총주방장으로써의 책무이다.
대학교수 생활을 하면서 느낀 차이점은 관리하는 주체가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 아닌, 갓 20살을 넘긴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호텔 생활에서 적응기간 없이 바로 교수 생활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예전 직장생활의 부하직원들처럼 혼돈이 되어 크고 작은 실수를 많이 저지르기도 하였다. 예를들어 학생들을 호칭할 때도 딱딱하게 부르고, 실습 수업에도 학생들의 스킬은 당연히 떨어지는데 한번 알려주면 현업에 있는 직원으로 착각하여 당연히 할 것으로 생각하는 등.....지금은 한 학기 동안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으며 미진했던 부분은 메모하여 차후, 반복적인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호텔 셰프 출신으로 나만의 교육방법은?
수업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제일 강조하는 부분이 요리에 대한 기본기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현장의 현실을 자각시키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레시피와 직장에서의 레시프는 큰 차이가 있다. 학교에서 배운 레시피만을 고집하여 선배들에게 따지고 틀리다는 식의 의견을 내는 신입 셰프들을 종종 경험 한 적이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학생들에게 말을 해줘야 학생들이 상처를 안 받고 이해를 할 수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 설명과 체험을 통해 이해를 시켜주고 있다.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기본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 반복적인 실습을 통하여 학생들 개개인에게 셰프의 자세와 위생 관념 등 조리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인성과 자세를 집중적으로 교육을 한다. 최근의 현장에서도 스킬 좋은 학생보다는 인성과 덕목을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요리세계
“제 요리의 주제는 꽃입니다. 일반적인 식용 꽃이 아닌 허브나 Babysprout 같은 어린 새싹으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의 모든 요리작품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용 꽃은 색깔과 질감이 있습니다만 어린 새싹은 그저 평범한 풀과 같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린 새싹만의 고유한 향과 건강 그리고 다른 식재료와 어울리는 앙상블이 좋은 식재료입니다. 그러한 특성을 요리라는 모티브를 통해 표현하고 연출합니다. 재료의 처리 방법에 따라 모양과 느낌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파프리카를 길고 얇게 썰어 하루 동안 물에 담가두면 마치 어린 꽃처럼 됩니다. 이것으로 플레이팅 할 때 사용하고 허브는 애피타이저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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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를 요리의 식재료로 사용해 향기로 치료하는 허브치료법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요즘 새로운 트렌드이다. Herb란, Health(건강), Edible(식용), Refresh(신선한), Beautyful(아름다운)의 뜻이 포함된 함축된 단어이다. 허브를 잘 사용하면 음식의 맛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고 하는 홍우표 교수는 허브를 요리에 접목시키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책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허브농원에 가서 직접 관찰하기도 한다.
홍우표 교수가 셰프로써 추구하는 요리의 모티브는 그가 그동안 읽어 온 많은 소설이나 수필 속에 있는 것 같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가고 있다는 홍우표 셰프가 만들어내는 요리도 어쩌면 연필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마음속의 요리를 그려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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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담고 교육하고 있는 학교
동서울대학교는 ‘세계 수준의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고자 글로벌 현장학습사업, K-MOVE 스쿨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하여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자 청년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한 해외진출 지원을 하고 있으며 현재 국가에서 주도하는 LINK+ 사회맞춤업 사업과, 산학맞춤형 사업,그리고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취업 예약형 사업을 각과의 특색에 맞게 실시하고 있다. 현재 몸담고 있는 학과의 명칭은 ‘외식조리테크과’로 주간반과 야간반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2019학년도 부터는 호텔경영학과와 통합하여 ‘호텔외식학부’로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학과의 명칭도 ‘호텔외식조리과’로 변경하여 모집할 계획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
학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항상 목표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목표를 정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꿈이 새롭게 세워질 수도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목표를 완성시키는데 꼭 필요한 에너지로 학생들에겐 꼭 필요한 요소이다.
학교의 졸업은 사회생활의 시작이다. 직장인에 대한 선택과 목표는 사회생활을 시작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어느 정도의 규모이며, 직장에서의 목표는 어디까지 이고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할 것인지. 직장에 다니면서 나의 발전을 위한 계획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조리 스킬도 중요하지만 인성 또한 갖춰야 사회생활에 필요한 덕목임을 강조하고 싶다.
목표 없는 삶은 등대 없이 망망대해에 떠 다니는 쪽배와도 같다. 항상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을 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신이 자신을 더욱 성숙시키고 멋진 셰프로 발전시킨다고 믿는다.
[Cook&Chef 조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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