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도 피로한 간, 시금치면 충분하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7 10:53:32

현대인의 피로한 간에 필요한 영양소 함유
시금치의 효능과 올바른 섭취법
사진 = 쿡앤셰프 DB

[Cook&Chef = 송채연 기자] 가을의 끝자락이 왔다는 것은 곧 연말이 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기쁜 마음으로 송년회와 회식이 이어지는데, 이때 많은 이들이 ‘피로감’을 호소한다. 

검진 결과는 정상이지만 피로가 누적된 이유는 대개 간의 피로 때문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다. 바로 겨울 시금치, 한의학에서 ‘파릉채(菠蔆菜)’라 불리며 예로부터 간의 열을 내리고 피로를 푸는 약재로 기록된 채소다.

찬바람에 자라 더 단단해진 ‘시금치’

시금치는 사시사철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기본 반찬 중 하나지만 찬 바람이 부는 시점에 만나는 시금치야 말로 맛이 으뜸이다. 시금치는 대부분 채소가 자라기 힘든 추운 계절에도 땅에 바짝 붙어 자란다. 남해 해풍을 맞으며 자란 섬초·포항초는 잎이 넓고 두터워 단맛이 강하고 영양 밀도가 높다.

시금치는 낮은 온도에서 당분을 끌어올려 얼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하기 때문에, 기온이 낮을수록 당도와 영양이 높아진다. 게다가 질산염 함량이 여름 시금치보다 낮아 혈압과 순환에 부담이 적은 건강 채소로 평가받는다.

시금치가 간을 지킬 수 있는 이유

여러 가지 피로요소가 많은 현대의 삶 속에서 간은 체내 독소를 해독하느라 가장 먼저 지친다. 이에 시금치가 특효약이 되는데, 시금치 속 철분, 엽산, 마그네슘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하고 간세포의 산소 공급을 돕는다.

한의학에서도 시금치는 조혈 작용과 어혈 제거 효과로 피로를 줄이고 간의 열을 식히는 식재료로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시금치의 베타카로틴과 엽록소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알코올 대사로 인한 간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혈관과 뼈를 지키는 채소

시금치 100g에는 비타민 K가 480μg 이상 함유되어 있다. 이는 하루 권장량의 4~5배 수준이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필수적이며,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 위험을 낮춘다. 또한 시금치 속 질산염은 체내에서 일산화질소로 전환되어 혈관을 확장하고 혈압을 낮춘다.

칼륨 역시 풍부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연말 과식·고염 식단으로 인한 부종 완화에 도움을 준다.

눈과 피부에도 좋은 항산화 채소

찬바람이 불고 건조해지면 눈이 피로하거나 피부가 푸석해지기 쉽다. 시금치에는 루테인, 베타카로틴, 비타민 A가 풍부해 눈의 황반을 보호하고 시력 저하를 예방한다. 특히 루테인은 청광(푸른빛)으로부터 망막을 보호하고, 오메가-3 지방산이 눈의 수분을 유지해준다.

피부 측면에서는 비타민 C와 엽산이 콜라겐 합성을 돕고 피부 재생을 촉진해 연말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한 피부 손상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이렇게 먹어야 ‘보약’이 된다

시금치를 생으로 많이 먹으면 옥살산이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하지만 끓는 물에 30초 정도 데치면 옥살산의 50% 이상이 제거되어 안전하다. 데친 후 찬물에 헹궈 색과 아삭함을 유지하고, 들기름이나 참기름과 함께 무치면 지용성 비타민 A·K의 흡수율이 높아진다.

멸치나 두부, 바지락 등 칼슘이 풍부한 식재료와 함께 먹으면 결석 위험을 낮추고 조혈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시금치를 섭취할 때 주의할 것이 있는데, 시금치의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응고제(와파린 등)를 복용 중인 사람은 섭취 전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또한 시금치의 옥살산은 결석이 잘 생기는 사람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데쳐서 물을 버리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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