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돼지국밥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미쉐린이 인정한 부산 ‘안목’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1-18 17:34:03

부산의 소울푸드 돼지국밥을 재해석, 돈코츠라멘에 필적하는 돼지라면도 일품 사진=[안목 SNS]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부산의 대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진정한 소울푸드로 자리한 돼지국밥을 가장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곳이 있다. 바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4에 돼지국밥집으로는 처음으로 ‘합천국밥집’과 함께 빕 구르망(Bib Gourmand)에 선정된 것에 이어 2025년에도 2년 연속 선정된 ‘안목’이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주어지는 등급이다. 

추위가 깊어지는 계절이면 더욱 간절해지는 뜨끈한 국물 한 숟갈, 그 속에서 안목이 제안하는 돼지국밥은 전통적 맛의 기억을 깨우면서도 기존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일반적인 돼지국밥집에서 떠올리는 눅눅한 분위기나 돼지 삶는 냄새 대신, 안목은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외관과 인테리어, 현대적인 주방을 갖추고 있다. 외국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냄새를 철저히 잡아냈으며, “돼지국밥이 이렇게 세련될 수 있는가”라는 인상을 남긴다.

미쉐린이 호평한 육수 : 돼지뼈만 24시간 우려내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 

안목의 핵심은 역시 육수다. 돼지뼈만 사용해 24시간 우려낸 육수는 잡내가 거의 없고 설렁탕과 갈비탕 사이의 농도처럼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미쉐린 가이드 매거진은 지난 2월 “미쉐린 평가원들이 ‘오묘한 풍미와 확실한 차별화’라고 표현할 만큼 기존 돼지국밥과 다른 개성을 갖고 있으며, 국밥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라고 전했다.

특유의 돼지 냄새가 나지 않는데다 고기는 살코기와 머릿고기를 적절히 섞어 식감을 균형 있게 잡아 누구나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안목의 김관민 대표는 먼저 기본 국물 맛을 음미한 뒤 다진마늘로 향을 올리고, 마지막에 다대기를 조금씩 추가해 깊이를 더하는 방식의 ‘맛있게 먹는 법’을 추천한다. 테이블에 마련된 마늘다지기로 직접 마을을 다져 넣을 수 있어 신선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사진=[안목 SNS]

대표 메뉴 돼지국밥 외에 맛보기 머릿고기와 ‘돈코츠 라멘에 필적한다’는 평가의 돼지라면 역시 인기다. 머릿고기는 냉수육처럼 삶은 후 식혀서 잘라낸 것으로 깔끔한 맛과 탄탄한 식감이 특징이다. 돼지라면의 경우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국물 맛이 일품이다. 

안목은 돼지국밥이라는 전통 음식이 현대적 미식의 언어로 재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부산의 돼지국밥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곳이다. 

기본찬으로 생부추, 깍두기, 배추김치 등이 제공되고 마늘·양념장은 셀프 추가가 가능하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주말 제외 브레이크타임 15:30~17:00), 캐치테이블로 대기 등록이 가능하다. 주차장이 따로 없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안목은 부산의 여러 국밥집 중에서도 뽀얀 육수의 깊이와 잡내 없는 깔끔함으로 자신의 이름대로 ‘맛의 기준을 보는 안목’을 다시 묻고 있다. 다만, 부산의 여러 돼지국밥 음식점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안목의 돼지국밥이 낯설 수 있다. 다대기나 새우젓을 추가해 진한 국물의 돼지국밥도 좋지만, 깔끔하면서도 깊은 국물에 부드러운 고기가 주는 안목의 돼지국밥도 입맛을 계속해서 당긴다. 돼지국밥은 좋지만 뭐든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면, 외국인을 비롯한 부산을 여행 온 관광객이라면, 으슬으슬 추운 날씨에 뜨끈한 한 그릇이 그립다면 안목이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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