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치즈처럼 고소·푸딩처럼 부드러운 두부로 8년 연속 선정된 황금콩밭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1-19 19:34:16

두부 장인의 손맛과 보쌈의 깊은 풍미가 만나는 곳

[Cook&Chef = 김세온 기자]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자리한 황금콩밭은 매일 새벽 100% 국내산 콩과 소금으로 당일 판매할 두부를 만들며 하루를 연다. 황금콩밭은 국내산 콩, 그중에서도 일조량과 일교차가 큰 소백산 자락에서 자란 콩만 사용해 치즈처럼 고소하면서 푸딩만큼 부드러운 섬세한 질감을 완성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재료 아끼지 않고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는 황금콩밭 윤태현 대표의 철학은 매일 새벽 만드는 생두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덕분에 황금콩밭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8년 연속 선정됐고,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 레스토랑에 주어지는 그린스타까지 받아 그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황금콩밭의 두부 요리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진한 콩물에 소량의 간수만 써 단맛·고소함·부드러움의 균형을 맞추고, 자극적인 양념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돋보이게 한다. 

돼지고기와 두부, 새우젓으로 자작하게 졸여먹는 짜박두부, 채소국물에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시원, 담백한 두부젓국, 고소함이 배가되는 두부전과 두부전골, 은근한 감칠맛을 내는 두부 두루치기 등 메뉴 하나하나가 정갈하다. 이 집에서 직접 빚는 탁주까지 더하면 건강하고 편안한 한상차림이 완성된다. 발라드 가수 출신이지만, 지금은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로 더 유명한 성시경이 추천해 화제가 된 것도 이러한 꾸밈없는 맛 덕분이다.

사진=[미쉐린 가이드]

하지만 황금콩밭을 이야기할 때 보쌈을 빼놓을 수 없다. 두부 전문점이면서도 보쌈의 완성도가 높아 찾는 이가 많다. 무항생제로 키운 제주산 돼지고기만 사용해 잡내 없고 촉촉하며 결이 곱다. 여기에 황금콩밭의 시그니처인 비단 같은 생두부를 곁들이면 보쌈의 풍미가 배가된다. 보쌈 한 점에 김장김치를 올려 먹는 맛은 한국인이라면 워낙 익숙해 입맛을 돌게 만든다면, 황금콩밭의 보쌈과 두부 조합은 풍성한 맛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모둠보쌈을 선택하면 매콤달콤한 명태회무침, 함경도식 가자미식해가 함께 올라와 다양한 식감과 산미를 즐길 수 있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고소한 두부, 명태회무침의 감칠맛이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황금콩밭의 힘은 결국 ‘정직한 맛’이다. 출판인 출신이기도 한 윤태현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소백산 고향의 손맛이 그리워 출판사 앞마당에서 가마솥으로 콩을 삶던 경험에서 황금콩밭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명 산지의 콩을 모두 사용해봤지만 자신의 입맛에는 고향 소백산의 콩이 가장 잘 맞았다고 말한다. 직접 담근 청국장과 쌀·누룩·물만 사용한 전통 탁주로 최소한의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낸다는 철학을 지켜오기도 했다. 생두부 한 점만 먹어도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처럼, 황금콩밭의 두부는 손맛에 정성과 시간이 더해졌을 때 어떤 맛이 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황금콩밭 서초점 

가정집에서 식사하는 듯 편안한 분위기의 마포 본점에 이어 현재 서초에도 분점을 운영 중이다.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브레이크타임 15:00~17:00) 영업한다. 가게 앞 주차 공간은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두부 한 점에 담긴 장인의 고집을 느끼고 싶다면 황금콩밭으로 향해보자. 왜 오랫동안 미쉐린 가이드의 선택을 받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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