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손님맞이 ‘글로벌 테이블’ 준비 완료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7 20:59:18
[Cook&Chef = 송채연 기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가 세계의 미식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수천 명의 외국인 정상단과 관계자, 기자들이 머무는 일주일 동안 경주는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라 ‘한식의 세계화’를 증명하는 무대가 된다.
언어는 달라도 맛은 통한다
경주시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월드음식점(WORLD Restaurant)’이라 불리는 150여 곳의 참여 업소가 그 중심에 있다. 이들은 한식의 매력을 세계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국어 메뉴, AI 통번역 시스템, 친절 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혁신을 도입했다.
식당 테이블에는 QR코드가 비치되어 있으며, 방문객은 스마트폰으로 메뉴를 자신의 언어로 확인할 수 있다. 통역기가 비치된 일부 매장에서는 손님이 모국어로 주문하면, 직원의 응대가 자동으로 번역되어 이어진다. 음식 한 접시를 넘어, ‘소통 가능한 식사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경주의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직원들은 외국인 응대와 음식 문화 차이에 대한 실무 교육을 이수해,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문화의 전달자’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 경주시는 이를 통해 “한식의 문턱은 낮추되, 품격은 지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APEC을 장식할 ‘K-푸드 페스티벌’
정상회의 기간, 경주는 거대한 한식 축제의 현장으로 변모한다. 행사장 주변에는 ‘K-푸드 스테이션’과 푸드트럭 존이 운영되어 세계 각국의 손님들이 한국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라면·치킨·김밥 같은 국민 간식부터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베이커리와 디저트까지, ‘한식의 스펙트럼’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호텔과 카페, 미디어센터에 마련된 레스토랑들도 한식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공식 만찬을, 파리바게뜨는 전통 재료로 만든 디저트를 선보이며 ‘한식의 품격’을 완성한다.
한편, 여러 기업들은 자사 제품 포장재에 APEC 로고를 넣은 ‘K-푸드 인증 캠페인’을 진행하며 행사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한 그릇의 힘, 문화가 외교가 될 때
이번 경주 APEC의 ‘K-푸드 전략’은 단순한 먹거리 홍보를 넘어선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맛을 경험하게 하는 일은 곧 문화를 나누는 일이며, 더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를 전하는 일이다.
‘한 끼의 식사가 문화의 첫인상’이라는 말처럼, 경주는 지금 ‘음식’을 통해 외교의 언어를 말하고 있다. 낯선 식탁 위에서도 따뜻한 미소와 정갈한 상차림이 이어질 때, 한식은 세계인의 마음속에 가장 오래 남는 ‘한국의 기억’이 될 것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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