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셰프 리포트] 완벽을 요리하는 비키 게우네스, 미식의 정점을 지키다

허우주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5-15 17:46:11

벨기에 셰프 비키 게우네스, 레스토랑 ‘질테’로 미슐랭 3스타 유지
정밀하고 균형 잡힌 미식 세계로 글로벌 미식가 사로잡아
오는 8월 레스토랑 요르드네르와 특별 협업 디너 개최

사진 = vikigeunes 인스타그램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벨기에 미식계를 대표하는 셰프 비키 게우네스가 2026년에도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미식 경험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레스토랑 질테(Zilte)를 이끌고 있다. MAS(Museum aan de Stroom) 박물관 최상층에 자리한 질테는 탁 트인 도시 전망과 정교한 요리로 세계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질테를 이끄는 비키 게우네스는 정식 요리학교를 거치지 않고 독학으로 요리를 배운 셰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요리 실력을 갈고닦으며 최고급 미식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고, 마침내 그의 목표인 최고의 셰프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는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하지만, 훌륭한 팀이 있기에 오늘도 완벽한 요리를 제공할 거라고 믿는다.

공학도에서 세계적인 셰프로

원래 산업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계산과 이론 중심의 삶보다 창조적인 작업에 더 큰 매력을 느꼈고, 결국 안정적인 길 대신 요리사의 삶을 선택했다. 그는 요리책을 탐독하고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기술을 익혔다.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조리 철학을 구축했고, 공학도 출신다운 분석적 사고와 정밀함을 요리에 접목했다.

게우네스는 The Drink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최종 결과물을 먼저 머릿속에 그려놓고 여러 요소들을 조합해 요리를 완성해 나간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요리는 치밀한 구조와 균형감으로 유명하다. 재료 하나하나의 역할이 명확하며, 풍미와 온도, 질감의 대비가 계산된 듯 정교하게 배치된다.

1996년 그는 아내 비비안 플라케와 함께 벨기에 몰 지역에 레스토랑 질테('t Zilte)를 열었다. 초창기에는 간결하고 세련된 요리를 선보였지만, 이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리 기법을 적극 도입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갔다. 그 결과 2004년 첫 번째 미슐랭 스타를 획득했고, 2008년에는 두 번째 스타를 얻으며 벨기에 최고의 셰프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찐 표고버섯에 성게알과 폰즈소스를 더한 차완무시. 사진 = zilte.restaurant 인스타그램

MAS 박물관 꼭대기에서 완성한 ‘질테’

비키 게우네스의 요리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011년이었다. 그는 레스토랑을 안트베르펜의 랜드마크인 MAS 박물관 최상층으로 이전했다. 셸데 강과 도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은 이곳만의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이후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로 진화했다. 2020년에는 레스토랑 이름을 현재의 질테로 변경하고 공간과 콘셉트를 현대적으로 재정비했다.

비키 게우네스의 요리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철 재료를 중심으로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시간을 써서라도 식재료 특유의 맛을 끌어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재료를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요리 철학은 미쉐린 가이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쉐린 심사위원들은 질테에서 제공되는 요리에 대해 “진정으로 위대한 셰프의 특징을 보여준다”라며 “순수하고 강렬한 풍미, 완벽한 균형감이 돋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질테는 음식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레스토랑 운영에는 아내 비비안 플라케와 딸 기테 게우네스, 사위이자 수석 소믈리에인 아론 모에라르트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호흡과 세심한 서비스는 질테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미슐랭 서비스 어워드도 안트베르펜 MAS 서비스팀에 돌아갔다. 비비안 플라케와 기테 게우네스는 완벽한 서비스와 인간적인 따뜻함의 조화가 놀라웠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비키 게우네스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모든 경험이 기억으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 = vikigeunes 인스타그램

8월, 코펜하겐에서 펼쳐질 특별한 만남

비키 게우네스의 미식 세계는 올여름 또 한 번 새로운 무대로 향한다. 그는 오는 8월 15일 코펜하겐 외곽의 미슐랭 레스토랑 요르드네르에서 셰프 에릭 빌드가르드와 함께 특별한 포핸즈 디너를 진행한다.

요르드네르는 해산물과 감귤류, 북유럽 식재료에 일본식 조리 기법을 결합한 섬세한 요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레스토랑이다. 에릭 빌드가르드 셰프와 티나 크라그 빌드가르드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 반열에 올랐다.

이번 협업은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극도의 정밀함을 추구하는 조리 방식, 그리고 감각적인 미학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셰프가 하나의 주방에서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행사 측은 “모든 요소가 밀리미터 단위까지 계산된 두 개의 미식 세계가 만나는 특별한 밤”이라고 소개했다. 메뉴 가격은 4,600덴마크 크로네(615유로)로 책정됐으며, 예약 오픈과 동시에 글로벌 미식가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독학으로 시작해 미슐랭 3스타 정상에 오른 비키 게우네스는 지금도 완벽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한 접시의 요리는 치열한 사고와 감각, 그리고 따뜻한 환대가 결합된 하나의 경험이다. 그는 끊임없이 여러 셰프와 협업하고 때로는 새로운 장소에서 요리를 제공한다. 그가 갈망하는 순수의 정점이 또 어떤 접시가 되어 나올지 기대되는 이유다.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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