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유용욱 셰프 바베큐 한정판’ 출시…과자에서도 ‘연구소의 맛’이 떠오르다니
정서윤 기자
cnc02@hnf.or.kr | 2026-04-21 22:17:42
[Cook&Chef = 정서윤 기자] 셰프 협업이 이제 낯선 일은 아니지만, 모든 협업이 같은 무게를 갖는 것은 아니다. 누구와 함께 만들었는지, 그 이름이 화제성에 머무는지 아니면 실제 맛의 결까지 바꿔내는지에 따라 소비자의 기대감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니까. 그런 점에서 오리온이 선보인 ‘유용욱 셰프 바베큐 한정판’은 시작부터 시선이 간다. 바비큐를 향한 집요한 탐구와 긴 시간을 맛으로 증명해온 유용욱 셰프의 이름이 붙었기 때문이다.
유용욱 셰프가 기대를 모으는 까닭은 뚜렷하다. 그는 고기를 잘 굽는 셰프에 머물지 않고, 훈연과 수비드, 간장 양념과 육향의 균형, 재료마다 어울리는 불의 결까지 오래 탐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라는 이름 자체가 보여주듯, 그의 요리는 한 접시를 내기까지의 시간과 실험, 그리고 취향의 축적 위에 세워져 있다. 그래서 이번 협업 역시 “유명 셰프 이름을 붙인 과자”가 아니라, “그 셰프가 가진 철학을 스낵 안에 어떻게 담아냈을까”라는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오리온은 이 지점을 정확히 읽었다. 한 가지 맛을 여러 제품에 억지로 입힌 것이 아니라, 각 스낵의 구조와 장점을 먼저 살핀 뒤 그 안에 유용욱 셰프의 시그니처를 나눠 담았다. 꼬북칩에는 훈연향과 메이플 시럽, 그리고 치미추리 소스를 입혔고, 찍먹 예감에는 치미추리와 스모키 홀그레인 소스를 각각 얹었다. 스윙칩에는 연구소의 시그니처 코스 메뉴 중 하나인 ‘갈비라면’을 옮겨왔다. 협업의 설계부터 영리하다. 같은 바비큐라는 큰 주제 안에서 각 제품이 서로 다른 결을 가지도록 구성했기 때문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은 ‘꼬북칩 바베큐&치미추리소스맛’이다. 꼬북칩 브랜드 최초로 짜먹는 소스를 동봉했다는 점에서 기존 스낵 경험을 한 단계 바꿔놓는다. 네 겹의 바삭한 식감 위에 훈연향과 달콤한 메이플이 먼저 올라오고, 여기에 향긋한 허브와 비네거가 살아 있는 치미추리 소스를 직접 짜 넣어 섞어 먹는 구성은 손이 한 번 더 가는 재미까지 만든다. 봉지를 열고 바로 끝나는 간식이 아니라, 마지막 한 번의 참여를 통해 맛이 완성되는 제품이다.
‘찍먹 예감’ 2종은 보다 직선적이다. 실제 바비큐를 떠올리게 하는 미트 원물과 BBQ 시즈닝을 사용해 바삭한 감자칩 위에 고기 요리의 인상을 밀도 있게 올렸다. 치미추리 소스맛은 산뜻하고 허브 향이 살아 있고, 스모키 홀그레인 소스맛은 통겨자의 알싸함과 훈연향이 겹치며 보다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한 가지를 고르기보다 취향에 따라 방향을 나눠 즐길 수 있도록 한 점도 흥미롭다.
‘스윙칩 바베큐갈비라면맛’은 이번 라인업 가운데 가장 깊게 들어간 제품이다.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의 갈비라면을 스낵으로 번역하면서, “라면맛 과자”에 머물지 않도록 V컷 굴곡을 기존보다 더 깊게 설계했다. 스윙칩 특유의 결에 감칠맛이 진하게 붙도록 계산한 결과다. 바비큐와 라면이라는 두 한국형 미식 코드를 한 봉지 안에 겹쳐놓았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이번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도 또렷하다. 평소 예약이 어렵거나 접근이 쉽지 않은 셰프의 맛을 훨씬 가볍고 친근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실제 다이닝과 스낵은 다른 카테고리이지만, 중요한 것은 고급 미식의 인상이 일상으로 내려왔다는 사실이다. 집에서 영화를 보며, 드라이브를 하며, 친구들과 가볍게 나누며 먹는 과자 안에 치미추리, 스모키 홀그레인, 갈비라면 같은 풍미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순간, 소비자는 평소보다 한층 다채로운 스낵 경험을 갖게 된다.
이번 ‘유용욱 셰프 바베큐 한정판’은 한정판 스낵 이상을 보여준다. 잘 알려진 스낵 브랜드와 자기 색이 선명한 셰프가 만나, 각각의 제품 안에 다른 결로 바비큐의 세계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살아난다. 그래서 이번 협업은 화제성이 아니라 맛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그 기대는 봉지를 여는 순간 퍼지는 훈연향과 소스, 바삭한 식감이 겹쳐지는 자리에서 꽤 설득력 있게 보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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