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스학회, 2026 제9차 춘계학술대회 개최
신현우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4-26 14:48:05
[Cook&Chef = 신현우 전문기자] 한국소스학회는 2026년 4월 25일 경기도 안성 한국조리박물관 별관에서 ‘2026 한국소스학회 제9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소스학회의 미래와 K-푸드 소스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으며,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소스가 갖는 산업적 가치와 한국 소스의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개회식에서는 한국소스학회 회장인 송청락 한림성심대학교 교수가 개회사를 전했다. 이어 프렌치 1세대 요리 명장으로 알려진 박효남 전 회장이 축사를 맡아 학술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두 인사는 한국 소스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하며, 전통 장류와 K-푸드 소스가 국내 조리문화의 기반을 넘어 세계 식문화 속에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소스학회 이사회와 등록을 시작으로 개회식, 기념 촬영, 주제 강연, 발효 소스 시연, 폐회식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 강연에서는 글로벌 핫소스 시장의 흐름, 초고추장의 경쟁력, K-소스의 산업화 방향, K-FOOD 발효 소스의 활용 가능성 등이 다뤄졌다.
첫 번째 주제 강연에서는 ‘글로벌 핫소스, 초고추장의 경쟁력’을 중심으로 북미 핫소스 시장과 최근 소비 트렌드가 소개됐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북미 시장은 2025년 기준 글로벌 핫소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건강 지향 소비, 클린 라벨, 프리미엄 원료, 이국적 매운맛에 대한 수요 증가가 시장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특히 타바스코, 스리라차, 칠리 크런치, 트러플 핫소스 등 다양한 형태의 핫소스가 소비자의 식문화 안에서 단순 조미료를 넘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이 강조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목된 키워드 중 하나는 ‘스와이시(Swicy)’와 ‘프리시(Fricy)’였다. 스와이시는 단맛과 매운맛의 결합을, 프리시는 과일의 산미와 단맛에 매운맛을 더한 풍미 경향을 의미한다. 발표에서는 고추장이 단맛, 매운맛, 발효 감칠맛을 동시에 지닌 소스로 해석될 수 있으며, 초고추장은 여기에 산미를 더한 형태로 글로벌 핫소스 시장에서 확장 가능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고추장은 타바스코의 산미, 스리라차의 점도, 고추장 발효에서 비롯되는 감칠맛을 함께 지닌 소스로 분석됐다.
다만 초고추장이 글로벌 테이블 소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선 과제도 함께 제시됐다. 발표에서는 해외 소비자가 초고추장을 스리라차나 핫소스와 유사한 소스로 인식하고 나초, 부리토, 피자 등 서구 음식과의 조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면서도, 기존 초고추장의 되직한 점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원료, 점도, 질감, 글루텐 프리 인증, 패키지 전략 등 제품화 과정에서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번째 주제 강연에서는 ‘글로벌 K-소스의 산업화 방향’을 주제로 K-Sauce 개발을 위한 제품 기획과 설계 방향이 제시됐다. 발표에서는 K-소스의 시장 세분화가 단순히 연령이나 성별을 기준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며, 소비자가 어떤 음식에,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쉽게 한국적 풍미를 적용하고자 하는지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핑, 믹싱, 드레싱, 스프레딩, 마리네이드 등 사용 장면에 따라 소스의 물성, 산미, 점도, 향미, 안정성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K-소스 제품 설계와 관련해서는 단맛, 짠맛, 신맛, 감칠맛, 쓴맛의 균형과 함께 후각 설계, 매운맛의 통각·냉온감각 설계, 물성 안정성, 미생물 안전성이 중요 요소로 제시됐다. 발표에서는 소스 개발이 단순히 맛있는 샘플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장거리 유통과 수출 환경에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지 식문화를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 사용 장면까지 파악해야 하며, 규제와 인증, 원료, 포장, 표시사항, 공정까지 제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소스학회는 한국조리박물관과 함께 ‘제1기 바비큐 소스 연구팀’ 참가자 모집 계획도 소개했다. 해당 연구팀은 소스 산업의 확산과 바비큐 문화 연구를 목적으로 하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양식, 중식 등 다양한 조리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바비큐 소스의 자료 정리와 소스 개발을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연구팀은 바비큐 관련 자료 수집과 번역, 조리박물관에서의 바비큐 파티 및 시식 평가, 2027년 춘계학술대회 세미나 발표, 소스 시식회, 바비큐 소스 자료집 발간 등을 목표로 한다.
추진 일정에 따르면 2026년 5월 희망자 모집을 시작으로 7월 연구 영역 선정을 위한 1차 모임, 9월 프로그램 시작, 2027년 4월 바비큐와 바비큐 소스 관련 세미나 개최, 2027년 11월 자료집 발간이 계획돼 있다. 프로그램은 매월 세 번째 토요일 운영되며, 오리엔테이션과 소스 개론, 창업을 위한 모체 소스 시연, 바비큐 중식·일식 소스 실습, 유럽·동남아시아 바비큐 소스, 창업 특강, 인테리어, 아프리카 및 그릴카리비아 소스, 창작 바비큐 소스 시연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한국 소스가 전통 장류의 범주를 넘어 글로벌 식품 산업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초고추장과 발효 소스, 바비큐 소스 연구는 한국 식문화의 뿌리를 현대적 제품 개발과 연결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소스는 한식의 맛을 구성하는 보조적 요소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소스는 한식의 감칠맛, 발효성, 매운맛, 산미, 단맛을 세계 시장의 언어로 번역하는 핵심 매개가 되고 있다.
한국소스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K-소스가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통의 해석, 제품화 전략, 소비자 경험, 콘텐츠 확산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한국 소스의 미래는 단순히 하나의 제품을 수출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한국의 맛을 세계인의 식탁 위에서 어떻게 이해시키고, 경험하게 하며,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과제와 맞닿아 있다.Cook&Chef / 신현우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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